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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전염병 탓에 축제 비용 허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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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전염병 탓에 축제 비용 허공으로

입력
2016.0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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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아우내봉화제
천안 아우내봉화제

충남 천안ㆍ아산시가 툭하면 가축 전염병에 휩싸이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생돈을 허공에 날리고 있다. 두 도시는 최근 5년새 구제역과 AI(조류 인플루엔자) 등 여파로 축제를 비롯한 연례 행사를 어쩔 수 없이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이 때문에 행사 준비 등으로 집행한 헛돈이 16억 원을 웃돌고 있다.

23일 천안시에 따르면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던 아우내봉화제 개최를 포기했다. 유관순 열사의 나라사랑 정신과 독립투사의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여는 전통행사이지만 구제역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18일 천안과 공주의 돼지사육농가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자 확산 방지를 위해 ‘양성’ 판정 하루 만에 행사를 취소했다.

봉화제 개최와 가축 전염병의 악연은 벌써 네 번째이다. 2014년 이후에는 3년 연속해 봉화제가 취소됐다.

천안시는 올 해 행사 취소에 따라 봉화제추진위원회 회의자료 제본, 현수막과 초정장 제작 등 각종 경비로 이미 지출한 545만원을 낭비한 꼴이 됐다. 올 해는 그나마 행사 취소 결정이 예년보다 다소 앞당겨져 손해가 줄었다.

2014년에는 행사를 불과 이틀 앞두고 구제역이 발생하는 바람에 선금 운영대행비, 홍보물 제작비, 의상 대여비 등부터 축제 취소 안내문 발송까지 모두 5,993만원을 고스란히 낭비하고 말았다.

아산시의 피해 금액은 심각할 지경이다.

최근 5년간 지역 대표행사인 이순신축제를 제대로 치른 게 고작 두 번이다. 이 기간 이순신축제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면서 헛돈이 된 예산이 15억원에 이른다.

아산시는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이 나자 이순신 축제를 5월로 연기했지만 뒤이어 구제역이 전국에서 발병, 끝내 행사를 취소했다. 축제를 위해 이미 지출한 7억461만원은 되돌려받을 길이 없었다. 2011~2013년 기간은 매년 갑작스레 닥친 구제역 여파로 축제 기간을 줄였지만 사전 예산 집행을 늦춰 가까스로 손해를 피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축제 일주일 전 행사를 취소하면서 7억364만원을 날렸다.

시는 지난해 구제역과 AI에 휘말리자 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충무공탄신 전야 불꽃쇼로 대체했다. 아산시는 올해도 천안 등 인근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오는 4월 28일 열리는 이순신축제를 전야제 행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축제의 취소 등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막기 위해 탄신 기념행사로 축제를 이어가는 고육책이다.

시 관계자는 “수년간 축제 시기를 전후해 구제역과 AI가 번갈아 발병하자 일부에서 축제 일정 조정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며 “이순신축제는 장군 탄신일인 4월28일을 기점으로 치러지는 행사여서 시기를 변경할 경우 축제의 의미가 퇴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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