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현대ㆍ신세계 잇단 신규 출점
“외형 확장보다 차별화를” 지적도
국내 유통업계의 영토 확장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업체들은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기존 점포를 증축하거나 신규 매장을 열면서 본격적인 외형 확장 전쟁에 돌입했다. 신규 출점을 통한 공격 경영으로,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대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로 꼽히는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이 이달부터 줄줄이 신규 매장 개장에 착수한다.
포문은 신세계가 먼저 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확장공사를 마치고 이달 26일부터 손님 맞이에 나선다. 신관 5개층을 증축했고, 지하 1층까지 매장으로 꾸며 영업면적을 8만6,500㎡(약 2만6,200평)로 늘렸다. 증축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7만700㎡, 약 2만1,400평)을 넘어, 단일 점포로는 서울 시내 최대 규모가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의 매출 목표를 2019년 2조원대로 잡고 국내 매출 1위인 롯데백화점 본점(1조8,000억원)을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신세계는 다음 달 기존 부산 센텀시티백화점 옆 부지에 면세점과 가전제품 전문매장이 포함된 복합쇼핑몰 센텀시티점을 열고, 올해 하반기에는 경남 김해와 동대구에 잇따라 백화점을 새로 열고 외형 확장에 나선다.
현대백화점도 다음달부터 아웃렛 매장을 잇따라 열고 영토 확장 전쟁에 뛰어든다. 현대는 다음달 서울 동대문, 4월 인천 송도에 연거푸 아웃렛을 열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서울 잠실 가든파이브점 아웃렛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백화점 이외의 분야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기존 백화점과 의류 업체인 한섬 등을 포함한 계열사와의 연계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계의 맏형인 롯데의 행보 역시 공격적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과 의정부에 아웃렛을 열 예정인 롯데는 7월엔 경남 진주, 하반기에 전남 무안 인근의 남악 지역에 잇따라 아웃렛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는 또 패션몰과 대형마트, 극장, 키즈파크 등이 포함된 복합쇼핑몰을 서울 은평지역에 세울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선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치열한 외형 확장 경쟁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의 외형 확장이 곧 실적 증가를 보장할 순 없다”며 “결국 진열 상품 다양화나 정확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 등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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