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달도 머물다 가는 곳 월류봉
충북 영동 황간면의 한천팔경 중 으뜸으로 치는 제1경이 월류봉(月留峰)이다. 하늘을 지나는 달도 그 비경에 넋을 잃고 머물고 간다는데,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월류봉 위에 걸렸으니 신비롭고 고즈넉한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한더위에도 물이 차다는 한천(寒泉) 초강천이 월류봉을 휘돌아 흐르고 봉우리 밑 바위 끝자락엔 월류정(月留亭) 정자가 다소곳이 자리잡았다. 2006년 세워진 월류정은 하늘높이 솟은 월류봉과 기막히게 어울려 달빛 아래에서 보면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올해는 흐린 날씨로 전국에 보름달을 볼 수 없는 곳이 많았다. 아쉬운 분들을 위해 밤하늘을 뚫고 두둥실 떠오른 월류정의 달빛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만월(滿月)에는 못 미치지만 소원을 빌어보기에는 충분할 것 같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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