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대비 119구급대 장비ㆍ인력 태부족
골든타임 놓치기 다반사… 배치기준에 면적 더 반영해야
경북 구미ㆍ김천시 지역 소방서와 산하 119안전센터에 배치된 구급차가 면적 대비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미시 선산읍 지역은 면적이 서울시의 3분의 1이나 되지만 구급차는 1대밖에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여서 구급차 배치기준에 면적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북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구미시 면적은 615.42㎢로 서울시(605.28㎢)보다 더 넓지만 이곳에 배치된 119응급차는 9대에 불과하다. 인력도 규정상 119응급차 1대당 운전원 1명과 의무(醫務)소방원이나 응급구조사 자격증 소지자가 2명씩 모두 3명이 타게 돼 있지만 운전원 포함 2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선산읍 지역의 선산119안전센터는 관할면적이 서울시의 30%인 178.34㎢나 되지만 상시근무인력과 장비는 구급차 1대와 구급대원 2명뿐이다.
김천소방서도 서울시 면적의 1.5배가 넘는 1,009.5㎢나 되지만 구급차는 5대에 불과하다. 이는 구급차량 배치 기준을 지나치게 인구 위주로 산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구미시는 42만 명, 김천시는 14만 명 정도다.
구조구급 관계자는 “인구가 적으면 119 구조 신고도 적지만 구급차에 비해 면적이 워낙 넓다 보니 길이 막히지 않아도 절대적인 이동거리와 시간 때문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구미시 무을면, 도개면은 선산119안전센터에서 평균 13분이나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이 나거나 응급구조요청을 해도 빨라야 13분은 걸리고, 외곽지역은 그 이상 걸린다는 설명이다.
거리가 너무 멀거나 다른 곳에 출동하는 바람에 제때 도착하지 못해 화를 입는 일도 수시로 발생한다. 이달 초 경북 구미시 송정동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한 50대가 계단에서 갑자기 쓰러졌지만 끝내 숨졌다. 불과 5분 거리에 송정119센터와 형곡 119센터가 있었지만 이들 센터의 구급차가 모두 다른 곳에 출동하는 바람에 신고 10여 분이나 지나 도착할 수 있었다. 구미시 무을면의 김모(71)씨도 “지난 연말에 자전거를 타다 승용차와 부딪쳐 구급차를 불렀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아들을 불러 승용차로 구미시내 병원에 갔다”며 “다행히 큰 사고가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병원에 제때 가지 못해 죽을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구미ㆍ김천 소방서 측은 “교통사고나 추락 등 중증외상환자는 지혈 주사 등 동시다발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인력부족으로 응급구조요원 2명 승차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경북소방안전본부 관계자도 “전국적으로도 3명 탑승 비율이 18% 정도에 불과한데 특히 구미ㆍ김천은 2명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근무형태를 3교대 전환 등으로 바꾸면서 필요 인력은 늘었지만 인력충원은 이를 따르지 못해 일어난 일로, 연차적으로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소방안전본부에 다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구급 및 구조활동은 구미 1만3,882건, 3,784건, 김천 7,079건, 1,572건으로 하루 평균 50여 회 출동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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