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0세 이상 노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스포츠는 골프와 수영 정도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남부 오렌지카운티 코로나 델 마에 사는 로이스 오스틴(80) 할머니의 경우는 예외다. 그는 젊은이들 사이에도 과격한 운동으로 손꼽히는 비치 발리볼을 매주 세 차례 이상 즐기며 손자 뻘인 20대 선수들 사이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오스틴은 80세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여전히 해변 코트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라며 할머니 비치 발리볼 챔피언의 사연을 소개했다. 50대 이상 고령 선수들로 이뤄진 지역 비치 발리볼 리그에서 15년째 정식 선수로 뛰고 있는 오스틴은 “비치 발리볼이야말로 동료와의 관계를 굳건히 해주는 인생의 활력소”라고 말한다. 1953년 고교 졸업 때까지 배구는 물론 야구, 소프트볼, 하키 등 각종 구기 종목을 섭렵한 오스틴은 뉴포트비치에서 인명구조원으로 근무하면서 만난 12살 연하 남편 에드를 통해 비치 발리볼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비치 발리볼 준 프로선수였던 남편에게 배운 실력은 이후 60여년 동안 녹슬지 않았다. 팀내 최고령자인 오스틴 덕분에 소속팀은 지난해 73세 이상 급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다.
해변 모래사장에서 단단하게 다리를 고정한 채 점프를 해야 하는 비치 발리볼은 80세 노인에게 쉽지 않은 스포츠다. 그러나 오스틴은 세 차례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한 번도 비치 발리볼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열정에 대해 팀 동료인 수지 크론(54)은 “항상 젊은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기를 북돋아 준다”라고 말했다. 오스틴은 “매주 두 번 이상 체중을 재며 몸 관리를 철저히 한 덕분에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라며 “아무도 나를 80대로 보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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