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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와인' 개척자 피터 몬다비 101세로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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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와인' 개척자 피터 몬다비 101세로 잠들다

입력
2016.02.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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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몬다비가 2009년 자신의 와인저장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터 몬다비가 2009년 자신의 와인저장고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나파밸리를 세계적 와인 산지로 키운 ‘나파 와인 개척자’ 피터 몬다비가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찰스 크러그 와이너리는 이 회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피터 몬다비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세인트헬레나에 있는 와이너리 내 자택에서 숨졌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피터 몬다비는 최근까지 건강하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피터 몬다비 주니어는 “4주 전까지 2개 층을 걸어 올라 사무실에 왔을 정도로 건강했는데 지난 3주 사이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피터 몬다비는 와인의 저온발효 기법을 연구해 세계 와인 산업에 혁명을 일으킨 인물이다. 나파밸리에 프랑스 오크통을 도입한 것도 그였고 와인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균여과 방식을 처음 도입한 것도 그였다. 낙농 지역이었던 나파ㆍ소노마 남쪽의 로스카르네로스 구역을 매입해 피노 누아르와 샤르도네 품종을 심는 등 나파밸리에 새로운 와인 생산 기법을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나파밸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찰스 크러그 와이너리는 1861년 프로이센 출신인 찰스 크러그가 설립했으며,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였던 체사레ㆍ로사 몬다비 부부가 1943년 인수했다. 피터 몬다비는 스탠퍼드대 학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한 뒤 가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 세상을 떠난 형 로버트 몬다비와 함께 아버지를 도와 1950, 1960년대 찰스 크러그 와이너리를 세계적 와이너리로 만들었다. 당시 로버트는 경영을 맡고 피터는 와인 생산에 집중했다.

1959년 아버지 체사레의 사망 후 와이너리 경영 방향을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로버트와 피터는 갈라섰다. 로버트가 1966년 크러그 와이너리를 떠나 이듬해 오크빌에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를 차린 사이 피터는 남은 가족과 함께 크러그 와이너리를 계속 운영했다. 1976년 모친 로사가 세상을 떠난 후부터 회장 겸 CEO를 맡다가 지난해 마크와 피터 주니어 두 아들에게 운영을 넘겼다.

나파밸리의 많은 와이너리가 대기업에 인수되고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역시 2004년 다른 기업에 인수됐으나 피터 몬다비 가문은 크러그 와이너리 운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로버트와 피터 형제는 세월이 흐르면서 화해했으며 로버트가 죽기 3년 전인 2005년에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제작한 와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린다 레이프 미 나파밸리 와인제조업단체 대표는 “피터 몬다비의 조용한 리더십과 나파밸리 공동체에 대한 헌신, 크러그 와이너리의 뛰어난 관리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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