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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인문학자 박이문 전집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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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인문학자 박이문 전집 나왔다

입력
2016.02.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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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문 선생.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이문 선생. 한국일보 자료사진

원로 철학자 박이문(86) 선생의 글을 모은 ‘박이문 인문학 전집’(전 10권)이 23일 미다스북스에 출간됐다. 박 선생이 20대 시절에 발표한 시부터 최근까지 60여년 쓴 글을 추려 묶은 것이다.

박 선생은 195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한 이후 국내외에서 수십 년간 철학을 가르쳤다. 이화여대, 연세대, 포항공대, 미국 시몬스대 등에서 철학을 강의했다. 저서 ‘철학이란 무엇인가’ ‘둥지의 철학’ 등은 철학서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서울대 불문과 졸업 후 27세에 ‘폴 발레리에 있어서 지성과 현실과의 변증법으로서의 시’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바로 이화여대 전임강사로 발탁되지만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프랑스로 떠난다. 소르본대에서 불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낸 논문이 출판됐을 때 당시 파리에 유학 중이던 하스미 시게히코 전 도쿄대 총장은 “동양인도 이런 논문을 쓸 수 있구나”며 용기를 얻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평생 세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한 그는 불문학에 이어 다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이후 평생 철학에 매진하면서 언어학, 예술, 동양사상, 과학, 환경, 문명, 종교 등으로 끊임없이 관심사를 넓혀나갔다. 당대 사상가들을 섭렵하면서도 어느 한 사상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철학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집 발간은 병석에 있는 박 선생의 동의를 얻어 인연이 깊은 김병익 문학과지성사 상임고문과 정대현 이화여대 명예교수, 강학순 안양대 교수, 이승종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한 전집발간위원회에서 주도했다. 김병익 고문은 “박이문의 내면적 섭렵과 정신적 탐구는 실존적 지향을 잃고 허황하게 방황하는 우리에게 참으로 든든한 지표와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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