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미국 대선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수위를 달리면서 ‘반 트럼프’ 진영의 대항마 자리를 놓고 마르코 루비오(가운데)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항마를 자처하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 번째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23일)를 하루 앞둔 22일 루비오 캠프는 상승세가 뚜렷한 반면 크루즈 캠프는 무리한 비방전에 나섰다가 홍보 책임자가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사우스 캐롤라이나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사퇴한 이후 루비오 의원에 대한 공화당 주류 인사들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1996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밥 돌(캔사스) 전 상원의원,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ㆍ오린 해치(유타) 상원의원 등이 이날 하루 지지를 선언했다. 돌 전 의원은 ABC뉴스에서 “내 친구 젭 부시가 이제 더 이상 뛰지 않으므로 루비오를 지지한다”며 “루비오는 크루즈와 반대로 공화당이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크루즈 진영은 주요 지지계층이 크루즈 의원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돌발 악재마저 터져 분위기가 크게 가라 앉았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릭 테일러 대변인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캠프에서 제작ㆍ배포한 동영상에 거짓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물(https://www.youtube.com/watch?v=2kXcA95TuEU)에는 루비오 의원이 한 사무실에서 성경을 읽는 크루즈 캠프 직원에게 ‘그 책에는 쓸만한 내용이 없다’고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루비오가 실제로는 ‘성경에 모든 해답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크루즈 진영은 지난 1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도 ‘벤 카슨이 곧 사퇴할 것’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린 전력이 있기 때문에 거짓 동영상으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루비오 의원을 단일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분명한데도 공화당 주류 내부의 혼란상은 심화하고 있다. 중도 사퇴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루비오 지지 선언을 주저하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벤 카슨 등 군소 후보가 경선 포기를 선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반 트럼프 진영의 정립이 지체돼 14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이뤄지는 슈퍼화요일(3월1일)마저 트럼프가 승리하게 된다면 대세를 돌이키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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