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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실명하는 망막정맥폐쇄 “임신과 관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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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실명하는 망막정맥폐쇄 “임신과 관련 없다”

입력
2016.02.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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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인구집단 연구 인정받아 SCI 저널에 게재

서울대병원 안과의 박상준(왼쪽) 우세준 교수
서울대병원 안과의 박상준(왼쪽) 우세준 교수

시력손상이나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망막정맥폐쇄가 임신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안과 박상준, 우세준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한국인 전체 건강 자료를 활용해 임신과 망막정맥폐쇄 연관성에 대한 대규모 인구집단 연구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7~2011년 심평원에 등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망막정맥폐쇄를 진단받은 환자 중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표준화발생비(SIRㆍ Standardized Incidence Ratio)를 이용해 같은 연령 여성에서의 망막정맥폐쇄 발생률과 임산부의 망막정맥폐쇄 발생률을 비교해본 결과, 임산부는 같은 연령의 일반 여성대비 망막정맥폐쇄 발생률이 0.29배로 오히려 훨씬 낮았다.

반면 흔히 임신 중독증으로 알려져 있는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및 자간증을 경험한 고위험 임산부로 한정할 경우에는 일반 여성 대비 망막정맥폐쇄 발생률이 67.5배로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의 경우 산전 검사를 시행하는 등 평소보다 건강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에 위험인자들에 대한 통제가 이뤄져 망막정맥폐쇄 발생률이 일반 여성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에 반해 전자간증 또는 자간증을 경험한 임산부의 경우에는 혈압이 오르는 등 여러 복합적인 상태가 나타나 임산부의 세동맥(미세순환에 관여하는 혈관)이 좁아지고 망막출혈이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망막정맥폐쇄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안과 교과서 등에서 임신이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등과 더불어 망막정맥폐쇄의 위험 요인이라고 기술했지만 임신 자체가 통설과 달리 망막정맥폐쇄의 위험인자가 아닐 수 있으며, 오히려 보호 요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의료영역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신과 망막정맥폐쇄의 관련성에 대한 새로운 의학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임신과 망막정맥폐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들을 반복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SCI저널 ‘PLoS ONE’에 게재됐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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