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성향이 강한 부산ㆍ경남(PK) 및 울산에선 서부산권 ‘낙동강 벨트’(부산 사상, 사하갑ㆍ을, 북강서갑ㆍ을, 경남 김해ㆍ양산)가 여야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지난 19대 총선 때 1ㆍ2위 간 격차가 5%포인트 이내의 접전이 벌어진 부ㆍ울ㆍ경 8곳의 격전지 중 5곳이 이 지역이었다.
19대 총선 때 부산에선 사하갑, 북강서갑, 진갑 세 곳이 격전지였다. 하지만 현재는 야권이 과거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사하갑은 지난 총선에서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에 3.5%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최인호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설욕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이 지역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지역 여론조사에 12%포인트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강서갑은 3선을 노리는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의 아성이 두텁다. 지난 총선에서 4.8%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신 더민주 소속의 전재수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이 재도전에 나섰으나 연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이상 지지도 차이를 보였다. 진갑은 이번에도 백중세가 예상된다. 새누리당 내에서 나성린 의원과 허원제 전 의원이 치열하게 경선을 펼치고 있고, 지난 총선에서 3.7%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김영춘 더민주 부산시당위원장은 본선에서 치열한 승부를 벼르고 있다.
나머지 낙동강 벨트에서도 야권의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다. 사하을에서만 3선을 한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바꾸면서 야권은 현재까지 마땅한 대항마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 지역구인 북강서을도 현역인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을 꺾을 후보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사상은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 이후 배재정 더민주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 표심을 훑고 있지만, 낮은 지역 인지도로 인해 장제원ㆍ손수조 등 새누리당 예비후보군과 10%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경남의 접전지역에선 야권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경남의 유일한 야당 의원인 김해갑의 민홍철 더민주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 등의 효과로 홍태용 새누리당 당협위원장보다 우세에 있으며, 김해을도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김경수 더민주 경남도당위원장이 이만기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최근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경남 양산도 불과 4.6%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나뉜 윤영석 새누리당 의원과 더민주 소속의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2비서관이 박빙 상황에서 치열하게 재대결을 준비 중이다.
울산 북구 및 경남 창원성산 등도 관심 지역구다. 울산 북구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4.8%포인트 차이로 김창현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를 가까스로 이긴 박대동 의원이 자신의 전 보좌관과의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 지역 17ㆍ18대 의원을 지낸 조승수 전 의원이 정의당 후보로 등록했고, 국민의당도 이 지역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창원성산도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이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이후 판세가 예측 불허로 흐르고 있다. 두 지역구 모두 ‘블루 칼라’ 노동자들이 밀집한 곳이라 낙동강발(發) 야권 바람이 불 경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노동자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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