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수사ㆍ사법 당국의 실수로 4살 꼬마 아이에게 종신형이 선고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이집트 현지 언론에 따르면 4살 남자 아이 아흐메드 만수르의 아버지는 전날 오후 10시에 방영된 이집트 민영 드림TV 채널의 한 프로그램이 나와 “아들이 카이로 서부에 있는 군사법원에서 지난주 다른 피고 116명과 함께 살인미수, 약탈 등의 죄목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사연이 2014년 1월에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당시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유혈충돌이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경찰이 집에 찾아와 유혈충동의 용의자로 아들의 소재를 물었고, 아버지는 당시 두살 된 아들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찰은 아들 대신 아버지를 끌고 가 네달간 가뒀다. 판사가 아들의 출생증명서를 보고 나서 서류에 실수가 있었음을 알아챈 뒤 아버지는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지 2년 지난 뒤 아들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만수르의 변호인 이드 사이드는 같은 TV방송에서 군사법원이 만수르가 법원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분노했다. 그는 또 “수사 기관이 폭력사태의 용의자 ‘아흐메드’가 같은 거리에 사는 16살 남성이라고 했지만 실제 같은 거리나 주에 동명이인은 없었다”며 수사기관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지적했다.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 “피고인의 이름에 실수가 있었다”며 “경찰이 수배 중인 50대 피고인 삼촌과 그 아들의 이름이 같아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만수르의 어머니는 이 프로그램과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이 처음에 남편과 4살된 아들의 소재를 물었지 삼촌의 소재에 관해서는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며 당국이 또 거짓말을 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현재 재심을 요청했고 이 사건에서 아흐메드의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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