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를 음식이 아닌 보충제 형태로 복용할 경우 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사진), 오승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이보배 미국 로마린다의대 학생 연구팀은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비타민C 보충제와 암 예방의 관련성을 조사한 7편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명 교수 등은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7편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 연구(총 6만2,619명 대상)를 추린 뒤 메타분석을 했다. 이 결과 음식이 아닌 보충제 형태로 비타민C를 복용한 군과 위약군 사이에 암 발생률이나 암 사망률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비타민C 보충제를 단독 투여하든 다른 보충제와 함께 투여하든, 비타민C 용량이나 복용 기간과 무관하게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이 세포에 가하는 산화적 손상을 억제함으로써 암 예방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비타민C를 음식이 아닌 보충제 형태로 복용할 경우에는 이런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메타분석 결과는 이른바 비타민C ‘고용량 보충제 요법’의 효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명 교수는 “일각에서 비타민C 보충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암이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바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의 SCI급 영문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강섭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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