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빙상인들의 숙원인 실내빙상장 건립 사업이 부지 매입비 분담을 둘러싼 충북도와 청주시의 견해 차로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충북도와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국비 50억원 등 총 200억원을 들여 청원구 사천동 청주 밀레니엄타운내 부지 1만 7,000㎡에 건축면적 4,000㎡의 실내빙상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시는 국제 규격의 아이스링크와 체력단련실, 편의시설을 갖춰 2017년까지 완공할 참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7월 정부 공모 사업에 뽑혀 국비를 지원받게 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충북에는 공공체육 시설로 지정된 실내빙상장이 한 곳도 없어 빙상인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런 점을 들어 충북도와 청주시는 정부의 실내빙상장 공모 사업에 힘을 모아 적극 나섰다.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도와 시는 한동안 잔칫집분위기였다.
하지만 부지 매입비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제동이 걸렸다.
당초 양 지자체는 50억원으로 추산된 부지 매입비를 청주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나머지 건축비 150억원은 국비 50억원, 도비 50억원, 시비 50억원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부지매입비가 늘어나면서 생겼다.
최근 청주시가 충북개발공사 소유의 해당 부지를 감정해보니 8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왔다.
비상이 걸린 시는 부지 매입비를 반반씩 내자고 도에 요구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관련 조례에 체육시설 부지매입비는 도의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자 청주시는 도가 부담하기로 한 건축비 50억원에 25억원을 보태 75억원을 건축비로 내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도는 “이미 정해진 예산액을 바꿀 수는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병만 시 체육시설팀장은 “토지주인 충북개발공사와 부지 가격을 상의할 당시 인근에 건립된 장애인스포츠센터를 참고 삼아 50억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봤다”며 “시 예산이 빠듯한 상황에서 부지매입비를 더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박기익 도 체육진흥과장은 “정부 공모 사업에 나설 당시 충북개발공사가 청주시에 실내빙상장 건립을 적극 추천한 만큼 충북개발공사측이 부지매입비 문제를 푸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개발공사 관계자는 “도와 시에서 공식적으로 부지매입비 문제를 제기하면 협의할 용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토지 매각시 관련 법규는 꼭 지켜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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