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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형 정봉이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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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형 정봉이로 행복했어요"

입력
2016.0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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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은 “사진 찍는 걸 정말 어색해한다”며 “웃고 싶은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웃음이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정현 인턴기자
안재홍은 “사진 찍는 걸 정말 어색해한다”며 “웃고 싶은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웃음이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정현 인턴기자

동그란 눈을 끔뻑거리며 다소곳하게 손을 모은 배우 안재홍(30)을 보자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종이학을 접던 순수 청년 정봉이가 바로 떠올랐다. 후줄근한 ‘추리닝’(트레이닝복) 바지를 티셔츠 위로 쑥 올려 배를 감싼 촌스러운 패션이 단정한 셔츠와 면바지 차림의 말쑥한 모습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재홍은 tvN ‘응답하라 1988’(응팔) 속 철딱서니 없지만 마음씨 따뜻한 ‘정봉이 형’ 모습 그대로였다.

드라마의 인기 덕에 달라진 게 있냐고 묻자 “연락이 끊겼던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전화가 온 거 말고는 바뀐 게 없다”며 “갑자기 명품을 사거나 비싼 술을 먹지도 않는다”라는 정봉이다운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얼마 전 (박)보검이가 지하철 탄다고 기사도 났던데 저도 탄다. 여성 팬들이 달려들지는 않는다”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정봉은 ‘응팔’의 인기몰이에 힘을 보탠 주요 인물이다. ‘7수생’ 신분에도 동전을 짤랑거리며 동네 오락실을 들락거렸던 철없는 맏이이면서도 가족들에게 큰 소리 한 번 쳐본 적 없는 이 순둥이 청년에게 전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호응했다. 안재홍은 “방송이 끝나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재미있다고 하셔서 더 기뻤다”며 “명절 때 온 가족이 모여 보는 주말 연속극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응팔’ 같은 가족 드라마를 만나 더 없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친구들과 간 냉면집의 주인 아주머니도 ‘(정봉이) 맞지요?’라며 아는 체를 했다”며 “정봉이는 폭넓은 연령층에서 사랑 받은 캐릭터라 더 애착이 간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안재홍은 2009년부터 독립영화의 단역과 조연을 오가다 2014년 독립영화 흥행작(그래 봐야 4만6,445명이 봤다) ‘족구왕’의 주연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족구에 목숨 거는 철없는 복학생 역할을 연기하며 지난해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들꽃영화상의 남우주연상, 영화감독들 투표로 결정하는 디렉터스 컷 시상식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족구왕’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독립영화계의 송강호’란 호칭도 얻었다. 하지만 본인은 손사래를 쳤다. “말도 안 된다. 송강호 선배님께 죄송할 뿐이다. 내가 어떻게 감히 이름을 나란히 하겠나.”

세 차례의 오디션을 뚫고 ‘응팔’에 승선한 비결은 “얼굴”이란다. 안재홍은 “오디션 때 (‘응팔’의)신원호 PD님이 드라마랑 잘 어울릴 것 같은 제 얼굴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며 “제가 아무리 봐도 1980년대 얼굴인가 보다”고 말했다. 소파에 누워 과자를 먹고 있을 것 같은 동네 형 외모는 맞다. 안재홍은 “외모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라며 “평범한 얼굴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너무 두꺼워 수술 의혹을 받는 쌍꺼풀이 조금만 얇았으면 좋겠다”며 웃기도 했다.

어수룩해 보이는 정봉 역을 위해 촬영이 시작되기 전 몸무게를 8㎏이나 찌웠다. 안재홍은 “무조건 많이 먹는 데 집중했는데 살을 찌우고 오라던 신 PD님도 정작 드라마가 종반을 향해갈 때쯤에 예상보다 살이 많이 찌니 당황하시더라”며 웃었다.

안재홍은 최근 ‘응팔’의 동료 배우인 류준열 박보검, 고경표와 나영석 PD의 tvN 여행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에도 출연해 다시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행복했다는 말 밖에는 정봉이의 삶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진짜 우리 형 같았다는 온라인 댓글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제 연기에 공감해준다는 의미니까요. 저 정말 행복했어요.”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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