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이 코스 8번홀/사진=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앤 골프클럽 제공
상록활엽수림 등 동남아시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한국의 깨끗한 골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보였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앤 골프클럽은 이름처럼 하늘과 호수가 어우러진 절경을 자랑했다. 대부분의 동남아 골프장은 평지로 돼 있어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곳은 한국의 골프장들처럼 산세와 어우러진 지형이었다. 골퍼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느끼는 해발 고도는 52도 이하라고 한다. 이 골프장은 해발 19~53도 사이의 고저를 이용해 설계됐다.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앤 골프클럽은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시아 최고 수준의 골프장으로 꼽힌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에만 3차례나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베트남 골프장 톱5에 선정됐고,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뽑은 골프장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 매거진으로부터 베스트 챔피언십 코스상을 받기도 했다. 코스는 2014년 11월에 개장한 스카이 코스(7,311야드)와 2012년 10월 문을 연 레이크 코스(7,557야드)로 나뉜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하장수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앤 골프클럽 전무는 22일 본지에 "골프장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코스 그린 컨디션과 서비스다. 다른 동남아 골프장들에 비해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페어웨이에는 파스팔륨을, 그린에는 버뮤다 수종의 잔디를 사용 중이다. 파스팔륨은 온난성 기후에 사용되는 잔디로 병해에 약하고 관리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질적으로 굉장히 우수하다. 버뮤다 잔디를 사용한 그린은 스피드를 내기에 좋다"고 말했다. 실제 잔디 상황을 살펴보니 1cm 길이의 잔디가 필드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홍진주(33ㆍ대방건설)는 전날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with SBS 1라운드를 마친 후 "코스나 그린 상태가 정말 좋았다. (잔디 상태 덕분에) 스피드도 잘 나왔고 스핀도 잘 먹혔다. 동남아 지역 골프장들의 잔디는 원래 잘 엉키는 데 이 곳 잔디는 달랐다. 촘촘하면서 탄탄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 전무는 최적의 잔디 상태 유지를 위해 큰 비용을 들여 영국 출신의 전문 관리인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캐디서비스 등 서비스 측면에서 스카이 레이크 리조트 앤 골프클럽은 출중했다. 이는 한국 골프장들이 개선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캐디의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베트남과 국내의 상황은 확연히 다르지만, 22일 오후 기자와 따로 만나 대화한 선수들 상당수는 캐디서비스가 한국보다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캐디의 친절도 등 캐디서비스를 비롯해 전반적인 서비스가 한국보다 못하지 않았다고 선수들은 말했다. 기자가 클럽하우스를 오가는 동안 리셉션이나 식음료 서비스 담당 직원들은 베트남 현지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처럼 깍듯하게 인사했다. 국내 음식점의 경우 직원들은 한번 인사한 고객의 눈은 외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 직원들은 동일한 고객이라도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건넸다. 하 전무는 "직원들의 예절 교육, 언어 교육에 신경 썼다. 선수는 물론 일반 고객들을 맞이할 때와 서비스할 때 떠날 때 예절을 철저히 교육시켰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다른 동남아 골프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레이크코스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with SBS 최종 2라운드에서는 정예나(28)가 3언더파 141타의 성적으로 우승하며 상금 4,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우승 인터뷰에서 설 연휴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린 그는 "첫 손주라 예뻐 해 주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차마 눈물을 보인 그는 "15, 16번 홀에서 위기가 왔는 데 잘 극복했다"고 다행스러워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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