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문해교육반 22명 초등 3년 과정 이수
평균 68세…고령·장애극복 생애 첫 졸업장
“글을 몰라서 살아오는 동안 서러움을 가슴 속에 묻고 살았는데 한글을 깨우쳐 손자들에게 편지도 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전남 순천시가 운영한 순천문해교육 초등학력 인정반을 이수한 할머니 22명이 생애 첫 졸업장을 받는다. 할머니 학생들은 2013년 순천시에 개설된 전남도교육청의 초등학력 인정 과정에 등록해 올 2월까지 3년간 3단계 초등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졸업생 대부분은 고령과 장애를 극복한 열정이 가득한 할머니 학생들로 평균 연령은 68세다. 이중 최고령자는 2014년 KBS 도전골든벨 성인문해학습편에서 골든벨을 수상한 84세의 권정자씨다. 권씨는 “평생을 글자를 모르고 살았는데 공부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시에는 성인인구 약 8%인 1만5,000명이 문해자로 파악되고 있다. 시는 도교육청이 지정한 초등학력 인정반과 별도로 지난 2004년부터 한글작문교실을 열어 문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883개소에서 1만900명이 교육을 받았으며 현재 75개소에서 921명이 수강하고 있다.
시는 배움의 열정이 있는 어르신에게 학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등 및 중등학력 인정과정을 확대 운영하고 2018년에는 전국에서 최초로 한글을 모르는 시민이 없는 도시 선포를 추진 중이다.
시는 오는 23일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한글작문교실 수료식과 초등학력 인정반 졸업식을 함께 열고 졸업장을 나눠줄 계획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