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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플러스] 빨간불 켜진 한국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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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플러스] 빨간불 켜진 한국 수출

입력
2016.02.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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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국적의 화물선 토우스카호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후 처음으로 22일 오전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도착했다. 토우스카호는 싣고온 빈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이란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한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 등이 원인이다. 특수를 기대했던 이란에서도 중국에 밀리는 형국이다. 수출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수출이 불안하면 경제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 중국 경제 둔화ㆍ세계 교역 규모 감소가 원인

세계무역기구(WTO)의 집계에 따르면 1월 한국의 수출액은 366억2,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8.8%를 기록했다. 6년여 만에 최대 감소율이다.

아시아 주요국이나 경제가 불안한 신흥국보다 감소율이 크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감소율은 -11.2%, 일본 -12.8%, 대만 -12.9%, 인도 -13.6%를 기록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정도로 경제가 위기에 빠진 브라질이 -17.9%, 칠레 역시 -14.15%를 기록했지만 모두 한국보다 양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보다 좋지 않다. WTO에 따르면 2009년 당시 한국의 전년 대비 수출 감소율은 -13.9%였다. 중국, 일본, 인도, 대만보다 작았지만 올해는 역전됐다.

한국 수출 감소율은 지난해 전체 -8.0%를 기록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1분기 -3.0%, 2분기 -7.3%, 3분기 -9.5%, 4분기 -11.9% 등 갈수록 증가했다. 현재까지는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21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7.3%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대중국 수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년 만에 최저치인 6.9%에 그쳤다. 대중국 수출 감소율은 작년 11월 -6.8%, 12월 -16.5%, 올 1월 -21.6%로 확대됐다. 경착륙 우려 속에 중국 GDP 성장률은 올해 더 나빠져 6.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짙은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의 회복이 중요하다"며 "올해 발효된 한중 FTA를 최대한 활용하고 수출을 살릴 수 있도록 환율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교역규모 감소도 수출의 악재로 작용했다. WTO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입액과 수출액은 각각 -12.7%, -11.0%를 기록했다. 이를 합친 전체 교역액도 -11.8%로 곤두박질 쳤다. 전 세계적으로 사지도 팔지도 않는 기류가 형성된 탓이다.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전체 교역이 줄며 각국의 수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 저유가 수출 단가 떨어뜨려…이란 특수 위해 긴밀히 움직여야

국제유가의 하락세도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유가가 한국 수출품의 단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한국 수출 품목 중 석유 등 유가 관련 품목 비중은 약 17%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 수출 감소분 가운데 유가하락 영향을 받은 품목의 감소분이 전체의 64%에 달한다. 국제유가 하락은 산유국 경기 악화를 불러왔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올 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액은 -44.7%로 급감했다. 아랍에미리트와 말레이시아로 수출액도 각각 -10.8%, -9.0%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을 대상으로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선제 행보에 이것마저도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을 방문한 후 양국 경제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트라(KOTRA) 베이징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기업이 총 21억 달러가 투입되는 이란 최대 인프라 사업 중 하나인 이란 테헤란~마쉬하드 구간 고속철 프로젝트 공사를 시작했다. 이란 최대 외국자본 자동차 업체인 중국 체리(奇瑞) 자동차는 2018년까지 이란 현지 판매량을 연 1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지난 15일에는 중국을 떠난 '실크로드' 고속 화물열차가 테헤란에 도착해 최근 양국의 협력 분위기를 드러냈다. 시 주석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교역규모를 10년 안에 연간 6,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2014년 양국 교역규모가 52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1배나 큰 규모다.

중국은 서방 경제제재 속에서도 에너지, 고속철, 고속도로,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에 공을 들이며 이란과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이란에 건설되는 신규 원자력발전소 5개 중 3곳의 건설에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의 이란 공략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한국 기업들도 선제 대응을 통한 관련 시장 선점 등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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