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청은 전북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해체·수리 과정에서 출토된 금동 불감(佛龕ㆍ 불상을 모셔 두는 조각)과 금동불 7점등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보물 제1890호로 지정된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은 2012년 6월 석탑 해체 수리 때, 지대석 윗면 사각형 홈에서 발견됐다. 불감의 중앙 벽면에는 타출(打出ㆍ금속 안팎을 두드려 문양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기법으로 아미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이 장엄하게 표현됐으며, 문짝에는 금강역사가 불상을 지키는 듯한 모습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불감과 함께 발견된 금동불은 총 7점으로 아미타여래, 관음보살, 대세지보살로 구성된 삼존상과 여래 2점, 관음보살, 지장보살 등이다. 금동불 7점은 여말선초에 중국 원나라, 명나라의 라마불교 양식을 수용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당국자는 “출토지가 분명한 곳에서 불감과 불상이 거의 온전하게 나왔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며 “불교 양식의 전래와 수용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세계기록유산인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인 ‘퇴계선생문집 목판’(보물 제 1895호)과 이 목판으로 제작된 ‘퇴계선생문집’(제1894호)도 보물로 지정됐다. 이 목판은 퇴계 이황의 학문적 성과를 집성한 자료로 가치가 높으며, 내용의 방대함, 편집 및 간행법이 조선 후기 문집의 전범이 됐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또 ▦흑칠한 나무에 금니(金泥ㆍ아교에 갠 금박가루)로 그린 고려 불화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 및 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보물 제1887호) ▦ 조선 불화의 특징을 잘 간직한 ‘구례 천은사 삼장보살도'와 '구례 천은사 목조관세음보살좌상 및 대세지보살좌상’ ▦팔 42개가 있는 여말선초의 불상인 ‘서울 흥천사 금동천수관음보살좌상’(제1891호) ▦고려시대 말기 학자인 익재 이제현이 지은 책인 ‘익재난고’권6, 7과 시문평론집 ‘역옹패설’을 보물로 지정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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