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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은행 손실 기업대출 연체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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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은행 손실 기업대출 연체로 급증

입력
2016.02.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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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작년 가계 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로 폭증했으나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행들이 기업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서 대기업 연체율은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많은 곳은 전년보다 200% 넘게 급증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작년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0.49%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저치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5%를 기록, 2008년 이후 처음으로 0.3%대로 떨어졌다. 신한은행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0.19%, KEB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최저 수준인 0.26%를 찍었다. 우리은행(0.39%)과 농협은행(0.49%)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선 높은 편이지만 자체 기준으로는 2008년 이래 최저다.

은행들의 가계 연체율이 떨어진 것은 금리 인하 덕택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다 보니 가계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줄어 빚을 성실히 갚아나간 게 연체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5대 주요 은행이 작년에 거둔 이자이익은 21조9,322억원으로 전년보다 1.4% 주는 데 그쳤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4조8,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8.47% 감소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이 줄었지만 기업 대출 연체율은 5대 은행 대부분에서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올라 전체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협은행의 작년 대기업 연체율은 2014년 대비 1.06%, 신한은행은 0.55%포인트 높아져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보다 0.83%포인트 급락하며 2014년 0.76%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의 대기업 연체율도 1년 만에 0.28%포인트 반등, 다시 1%대로 올라섰다. 대기업을 포함한 KEB하나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도 전년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가계에서 얻은 이익으로 기업대출로 본 손해를 만회한 셈”이라며 “가계가 은행의 손실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금리의 적절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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