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총기난사 테러 용의자가 사용하던 애플 아이폰의 보안기능을 해제하라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구에 대해 애플 변호인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테드 올슨(76) 변호사는 21일(현지시간) ABC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프라이버시와 인권에 관해 매우 중요한 논의”라며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슨은 방송에서 “이번 사건은 샌버너디노에 있는 판사 한 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백 개의 ‘다른 법원들’과 다른 나라 정부들에도 FBI의 요구가 전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법무부 송무차관(Solicitor General)을 지내며 연방대법원 법정에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표한 검찰 고위직 출신이다. 그는 2001년 9ㆍ11 테러로 부인을 잃었다.
올슨은 애플이 FBI의 테러 수사에 협조해 왔고 확보한 데이터도 넘겼다면서 아이폰의 소프트웨어 코드를 재작성해 보안 기능을 해제하라는 FBI의 요구는 “현재 존재하는 아이폰을 파괴하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FBI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총기 난사를 벌인 후 사살된 사예드 파룩(28)이 쓰던 아이폰 5c의 보안기능을 해제해 달라고 애플에게 요구했으나, 애플은 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FBI는 애플이 기술적 능력이 있으면서도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마케팅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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