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자식) 때문에 내 인생이 삐뚤어졌다”며 적반하장
아이가 다섯인 20대 초반 동갑 재혼 부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 자녀들을 상습 학대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칠곡경찰서는 21일 이모(22)씨 부부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칠곡군 자신의 집 원룸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며 상습적으로 자녀들에게 하루에 한 끼만 주기도 하고 손이나 회초리로 등과 팔뚝, 엉덩이 등을 때린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결손 가정에서 자란 이씨 부부는 자신의 부모와는 연락을 끊고, 10대 때 아이를 낳았다. 각각 이혼 경력이 있는 이들 부부는 2014년 11월 혼인신고만 하고 칠곡에서 동거에 들어갔다. 이씨는 5세, 3세 딸, 아내는 3세 딸과 2세 아들을 두고 있고 재혼 후 3개월된 아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생계를 꾸릴만한 직업도 없었다.
직장도 구하지 않은 이들 부부는 행정기관과 복지기관에서 주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양육비로 매달 170만원을 받아 생활하면서 렌터카를 몰고 수시로 통닭을 시켜 먹거나 외식을 하는 등 씀씀이가 헤펐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이씨는 자녀들을 폭행할 때 “니(너) 때문에 내 인생이 삐뚤어졌다”며 적반하장으로 원망과 욕설을 퍼부은 후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3개월 젖먹이를 제외하고는 자녀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해 야윈 상태여서 즉각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보냈다”며 “기초생활수급비와 양육비는 자녀들에게 우선 사용해야 하는데도 자신들을 위해 쓴 것을 보면 부모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칠곡=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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