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주/사진=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윈터투어 첫 대회인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with SBS(총상금 2억 원, 우승상금 4,000만 원)를 앞두고 대회 장소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취재진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선수는 홍진주(33ㆍ대방건설)였다. 정규투어가 아닌 윈터투어 대회여서 지난 시즌 상금랭킹 톱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불참한 가운데 KLPGA 대표 미녀골퍼이자 '엄마골퍼'인 홍진주가 주목을 받은 것이다.
사회인들과 마찬가지로 여자골퍼에게도 '결혼'은 '은퇴'를 고민하게 만드는 단어다. 김미현(39)과 박지은(37)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진출 1세대들은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를 선언했다. 홍진주는 한희원(38) 등과 함께 이러한 '결혼=은퇴' 공식을 깨뜨린 선수로 꼽힌다. 투어 입문 14년 차인 그는 이번 대회 전 "훈련에서 연습했던 모든 것을 시험해볼 생각이다. 즐겁고 재미있게 치려고 노력하겠지만, 긴장감도 가지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여전한 승부욕을 보였다.
홍진주는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3년 투어에 입회했다. 그는 데뷔 3년 만에 KLPGA 투어 SK엔크린 솔룩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이어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미국 진출 티켓을 따냈다. 그는 4년 만인 2010년 LPGA 투어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했다. 그 해 3년 넘게 만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이후 육아와 투어 생활을 병행했다. SBS 골프 '홍진주의 10minutes', JTBC 골프 '라이브 레슨 70' 등 골프 레슨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골프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홍진주는 어느새 후배들의 '워너비'가 돼 있었다. 지난 20일 밤 하노이의 한 호텔 내 커피숍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지현2(25ㆍ롯데)과 최혜용(26ㆍBNK금융그룹)은 롤 모델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홍진주를 언급했다. 둘은 "홍진주 선배는 30대에도 여전히 골퍼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지만,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선배처럼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회 첫날 홍진주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 1위(2언더파 70타)인 장수화, 김다나와는 1타 차이다. 기분 좋게 1라운드를 끝낸 홍진우는 '미녀골퍼가 듣기 좋은가, 엄마골퍼라는 수식어가 듣기 좋은가'라는 질문에 "'미녀 엄마 골퍼'로 불러주세요"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매일 아기와 통화한다. 지금도 보고 싶다"며 모성애를 드러냈다. 홍진주는 "여성 사회인으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성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노이(베트남)=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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