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김세현/ 오키나와=김주희기자
넥센 김세현(29)은 올해 두 가지 큰 변화를 맞았다. '달라진' 김세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첫 번째는 팀의 마무리 투수로의 변신이다. 매년 선발과 중간을 오갔던 그는 손승락(롯데)이 빠져 나간 빈자리를 메우는 중책을 맡게 됐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던 그가 올해는 팀의 명운을 쥐게 된 것이다.
둘째 딸도 얻었다. 지난 2013년 첫 딸은 얻는 그는 지난달 15일 둘째 딸이 태어나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공교롭게도 1차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로 떠나는 날 아이가 태어나 한 달 넘게 얼굴도 보지 못했다. 지난 17일 귀국해 잠시 딸의 얼굴을 본 그는 지난 18일 2차 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마음이 아프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마무리로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생각해왔던 게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실천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 마음 가짐도 많이 바뀌었다. 열 번 경기에 나가 2,3번이라도 블론 세이브를 하면 팀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도 있는 자리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마무리로서의 부담감도 크게 느껴질 것 같다.
"아직 마무리로 경기에 나간 적이 없기 때문에 해봐야 알 것 같다. 하지만 처음에는 부담감을 느낄 것 같다."
-주변 마무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한 건 없나.
"조용준 선배에게 물어봤다. 굉장히 간단히 답하시더라. '직구 초구 파울, 2구 파울, 결정구 끝, 그러면 끝 아니냐'고 하시더라. 처음엔 이해를 못했다.(웃음) 강한 구위를 가지고 있으니 장점을 잘 이용하라는 뜻인 것 같다. 예전에도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잘 안 됐고, 피하가는 피칭을 했다. 올해는 타자를 피하지 않고 강하게 해나가려고 한다."
-캠프 시작 후 둘째 딸이 태어나 한동안 얼굴을 보지도 못했을 텐데.
"몇 시간만 보고 일본으로 왔다. 17일에 한국에 도착해 아이와 아내가 있는 부산으로 바로 내려갔다가 저녁비행기로 다시 서울에 와서 잠깐 눈 붙이고 18일에 오키나와에 왔다. 아내를 많이 닮았다. 벌써 쌍꺼풀이 있다."
-마음이 애틋했을 것 같다.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땐 병원에서 아이를 받았는데 둘째는 그러질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내에게도 많이 미안하다. 하지만 야구를 잘해서 돈을 벌여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기 때문에.(웃음) 캠프와서 내가 할 일을 충실히 하는 게 가족에게도 좋은 게 아닐까. 아내가 아이의 사진과 영상을 자주 보내줘서 그걸 보고 더 힘내고 있다."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책임감이 더 커졌을 것 같다.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끝이냐, 높이 올라가느냐'가 달렸다. 매년 기대를 받아왔는데 매년 실패했다. 예전에는 주변에서 기대를 한다고 하면 의식이 됐는데 올해는 그런 게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내가 할 것만 한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잘 하면 될 것 같다. 중심을 잘 잡고 가겠다."
오키나와(일본)=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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