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유사시 일본 오키나와 주일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최신형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16B를 실전배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내에선 남중국해 내 인공섬에 접근해오는 미군 함정과 물리적 충돌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군사 전문사이트 ‘코롤료프 군사방’은 지난 20일 중국중앙(CC)TV가 최근 군사보도채널에서 인민해방군 로켓군이 둥펑-16 개량형(둥펑-16B)으로 보이는 미사일을 쏘는 장면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 사이트는 둥펑-16의 별명을 ‘오키나와 특급’이라고 소개한 뒤 “중국이 대미 군사방어선을 뚫기 위해 만든 비장의 무기”라고 설명했다. 둥펑-16은 지난해 9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사거리는 1,000㎞ 전후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또 둥펑-16B가 지상목표물을 타격하는 화면을 분석, “전형적인 활주로 파괴용 탄두가 탑재됐다”면서 “이 미사일 6∼8개면 오키나와 미군기지 활주로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거리 800㎞인 둥펑-15B나 둥펑-15C가 오키나와 기지를 공격하려면 저장(浙江)성 연안에 미사일 기지를 배치해야 함으로써 노출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둥펑-16B는 이 같은 노출 위험 없이 오키나와 기지 타격이 가능하다는 뉘앙스다.
코롤료프 군사방은 이어 중국이 최근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21D,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 등의 발사 장면을 잇따라 공개한 데 대해 “미국과 일본이 남중국해 개입 행보를 강화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온라인 관영매체인 펑파이(澎湃)와 봉황망(鳳凰網)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중국의 강경 대응을 주장한 기고문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후보(胡波) 베이징대 해양연구원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미국의 남중국해 정책은 중국을 상대로 ‘반대를 위한 반대’ 단계에 들어섰으며 앞으로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통해 탐색전을 벌일 것”이라며 “평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강경책과 억제책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후 연구원은 미국에 대해 파라셀군도 해역 침범 절대불가, 스패틀리군도 주변의 유해통항 불허 등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뒤 “미국이 이를 넘어설 경우 중국은 미국 함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로 차단과 근접 항행, 경고사격 및 밀어내기 충돌 등의 조처도 거론했다.
베이징=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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