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언론의 역할을 공산당의 주장 반영과 의지 실현으로 규정했다. 이를 두고 언론 통제 강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신문여론공작좌담회 연설을 통해 “모든 뉴스미디어(언론)는 당의 의지를 체현하고 당의 주장을 반영하는 한편 당 중앙의 권위와 당의 단결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정책과 여론정책을 잘하는 것은 당의 이론과 노선ㆍ방침ㆍ정책을 관철하고 당과 국가의 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언급은 언론이 당의 주장이나 방침과 다른 정치적 목소리를 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언론의 책임ㆍ사명으로 ▦깃발을 높이 들어 대중을 인도함 ▦당 중앙을 둘러싸고 큰 방향을 위해 일함 ▦인민을 단결시키고 사기를 북돋음 등을 제시했다. 좌담회에는 왕후닝(王?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류옌둥(劉延東) 부총리 등 정치국원과 주요 관영매체의 책임자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좌담회 직후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중국중앙(CC)TV 등 관영언론사 3곳도 방문했다. 이들 관영언론사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들이며, 이번 방문은 시 주석 취임 3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는 이들 언론사 방문에서도 공산당의 의지를 보도에 반영하고 당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1인 지배체제를 공고화하는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해 인민해방군 지휘기구인 4총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뒤 자신이 주석을 맡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의 직속기구로 편입함으로써 군권을 장악했다. 지난해부터 사상ㆍ이념ㆍ이데올로기 공작을 강조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언론통제에 나선 것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언론통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시진핑 체제 출범 후 언론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일선 기자들의 이직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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