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71) 대통령이 폭력과 투표지연 등 부정선거를 통해 30년 장기독재 정권을 연장하는데 또 다시 성공했다.
우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선관위의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970만명의 총 투표자 가운데 60.75%가 무세베니 대통령을 지지했고, 강력한 경쟁자였던 야당 후보 키자 베시그예(59)는 35.37%를 얻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1986년 1월 쿠데타로 집권한 무세베니 대통령은 96년 최초의 직선제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01년, 2006년, 2011년에 이어 직선으로만 다섯 번을 연임하며 임기를 5년 연장했다.
하지만 아당인 민주개혁포럼(FDC)은 이날 “부정선거로 얼룩진 대선 결과에 승복할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불복했다. 실제 야권 성향이 강한 수도 캄팔라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함과 용지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7시간 동안 투표가 지연됐고, 선거 당일 베시그예 후보는 여당인 국민저항운동(NRM) 관계자들의 불법행위를 확인하러 가다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다. 부정선거 의혹과 야당 후보의 가택 연금 소식으로 시위대가 항의집회를 열며 여론이 악화하자 우간다 통신위원회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기도 했다. 우간다 대선 감시활동에 참여한 유럽연합 선거감시위원회(EOM)는 성명을 통해 “경찰이 투표를 하러 나온 야당 지지자들을 위협하고 체포한 정황이 투표소 20여 곳에서 보고됐다”며 “야당 후보의 선거유세가 일부 지역에서 제한되는 등 이번 선거가 민주적 절차를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집권 초반만 하더라도 우간다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자국 내 기승을 부리던 에이즈 바이러스(HIV) 확산을 잠재우는 등 성과를 내며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집권 중반을 넘어서며 자신의 반대세력인 아콜리족 200만명을 강제수용소 200여 곳에 이주시키는 등 인종청소를 벌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