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44)과 미국의 유명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52)의 만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내 3대 가요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JYP)를 이끄는 수장과 NBC ‘투나잇쇼’ 등을 진행해 인기를 누린 해외 방송인이 만나 어떤 프로젝트를 선보일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지요. 이 합작을 위해 박진영과 코난은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만났습니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JYP 사옥을 비롯해 서울 모처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박진영과 코난은 어떻게 만나게 된 걸까요. 박진영이 원더걸스의 미국 데뷔 준비 등을 위해 현지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람들을 여럿 만나긴 했지만, 코난을 만난 적은 없습니다. 서로 친분이 없었다는 얘기죠. 19일 JYP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만남을 먼저 제의한 건 코난이라고 합니다. 지난 1월 셋째 주에 연락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코난이 한국 특집을 위해 2월 방한할 예정인데, 같이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코난은 왜 박진영을 만나려 한 것 일까요. 코난은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를 생각하다 K팝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코난은 한 지인에게서 “한국 하면 K팝을 빼놓을 수 없지”란 얘기를 듣고 이번 방한 일정에 K팝 관련 촬영을 계획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떠올린 음악인이 박진영이고요. 코난도 처음에는 박진영을 몰랐다가, 이 지인이 박진영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어머님이 누구니’ 음악과 뮤직비디오 얘기를 하면서요. 지인의 소개로 박진영과 그의 음악을 알게 됐고, 결국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의 연이 이어진 겁니다. 미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박진영도 코난을 평소 흥미롭게 봐왔던 터라 코난의 협업 제안을 바로 수락했습니다.
박진영과 코난의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도대체 두 사람이 만나 무엇을 했느냐 일 겁니다. 이 내용에 대해선 JYP의 홍보팀은 물론 대표까지도 “이해해달라”며 함구했습니다.
박진영의 주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도 아닌데다, 코난 측이 극비를 요구해 합작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미국 연예계는 한국보다 보안 유지에 매우 민감합니다. 배우 이병헌 측도 지난해 7월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출연 사실이 앞서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됐을 때 국내 취재진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던 적이 있습니다. 영화사와의 계약 조건에 출연 내용을 외부에 밝히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캐스팅 발표는 제작사가 한다는 게 현지 관례였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이유로 박진영과 코난이 함께 한 작업 결과물은 미국에서 먼저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TBS ‘코난쇼’에서요. 코난은 방송에서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14일 입국, 4박5일 동안 판문점을 비롯해 PC방, 태권도장을 찾아 직접 체험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 산낙지를 사기도 했습니다. 코난의 한국체험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입니다. 가요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코난이 컴백을 준비하고 있는 걸그룹 원더걸스 뮤직비디오 출연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만남은 박진영과 코난의 프로젝트였지, 다른 합작은 없었다는 게 JYP 측의 설명입니다.
18일 방송된 MBC 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에 카메오로 출연한 코난은 19일 오후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코난이 ‘코난쇼’에서 어떤 식으로 한국체험을 풀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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