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을 결의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항공 노조가 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파업 등 쟁의행위를 결의한 것은 임금협상이 결렬되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37% 임금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총액 대비 1.9% 인상안(기본급·비행수당)을 내놓아 평행선을 달려왔다.
조종사노조가 37% 인상안을 꺼내든 것은 조양호 회장의 급여 인상율이 그 근거다. 조 회장의 급여가 37% 올랐기 때문에 같은 비율의 인상을 요구한 것. 하지만 조 회장의 임금은 계열사 전체를 합해 6.2% 올랐으며 대한항공 급여 인상분만 놓고 보면 1.6%다.
조종사노조도 37% 인상 근거에 착오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해외항공사와 임금수준을 비교하고 사 측의 수용가능성 등을 감안할 경우 37% 인상은 정당한 요구라고 굽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대한항공 내국인 조종사 2,340명의 평균 연봉은 1억4,000만원이지만, 중국 항공사들은 2억∼3억원대의 연봉으로 대한항공 조종사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는 상태다.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왜 우리가 요구하는 임금수준이 회장 임금의 30분의 1에도 못 미침에도 터무니없다 하는지, 부기장들은 장거리 비행 중 짧은 휴식마저 일등석에서 못 쉬는데 땅콩봉지 하나 스스로 못 까는 임원은 일등석을 마음대로 이용하는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법으로 보장한 정당한 권리를 공익을 보호하다는 명목으로 실효적으로 보장받지 못한 채 착취당하면서도 아무 말도 못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종사 노조는 수천만원의 급여를 인상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며 태업을 하고 있다. 태업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손해배상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