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해군사령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부산을 찾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개관식에 앞서 대학생들과 수영 대결을 벌이고 여느 관광객처럼 자갈치시장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소통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영도구 영도국민체육센터에서 한국해양대 해양체육학과 학생들과 수영대결을 펼쳤다. 대사는 학생 20명과 조를 나눠 펼친 레이스에서 마지막 주자로 참여해 능숙한 수영솜씨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후 가진 간담회에서 리퍼트 대사는 “아버지가 호숫가 근처에 집을 갖고 있어 여름마다 물놀이를 하면서 수영을 배우게 됐다”며 “아내와 스노클링을 자주 즐기고, 스쿠버다이빙도 잠깐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시절은 단 한 번밖에 오지 않으며, 성공하는 길이 많은 만큼 결과보다 어떻게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가족과 재미있게 지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수영을 마친 그는 곧바로 자갈치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난해 2월 국제시장을 방문한 이후 1년 만이다. 리퍼트 대사는 자신을 반기는 시장 상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즉석에서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기꺼이 응하는 등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자갈치시장에 온 소감을 묻는 상인의 질문에는 “판타스틱”이라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일부 상인은 리퍼트 대사의 오른쪽 뺨에 남은 피습 흉터를 보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갈치시장 용왕제에 잠시 참석한 리퍼트 대사는 시장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즐겼다. 그는 “아침에 밥 먹을 시간이 없어 몹시 배가 고프다”며 전복과 회 등 해산물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 오찬 중 “부산에 잘 온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참석자들에게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만든 폭탄주를 나눠주며 ‘부산 승리를 위하여’를 외쳤다. 김은숙 중구청장은 부임 후 두 번째 중구를 찾은 리퍼트 대사에게 아들 세준이 입을 한복을 선물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주한 미 해군사령부 개관식에 참석해 “주한 미해군사령부 소속 인원은 부산의 일원이며, 부산은 한국에 있는 미 해군의 새로운 보금자리”라고 말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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