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 사는 김도희(27·가명) 씨는 여의사가 있는 산부인과를 찾으려고 웹서핑을 한적이 있다. 여성의원이 검색되는 것을 발견하고 산부인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곳에 전화하고 있다. 검색된 여성의원 중에서도 산부인과 전문의가 진료하는지 확인했다.
이애현 산부인과 전문의는 “산부인과 하면 임산, 출산, 성병 등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적인 이미지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2014년 의원급 산부인과는 522개에서 371개로 약 29% 감소했다. 연도별로 따지면 2011년 35개, 2012년 38개, 2013년 46개, 2014년 32개가 문을 닫았다. 과거 산부인과는 주로 기혼여성들의 출산에 관련된 진료를 보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여성의원은 임신과 출산 위주에서 여성 질환과 건강관련 진료까지 보고 있다.
과거에는 미혼여성이 산부인과 진료를 보는 것 자체가 불미스러운 일로 여겨졌다. 그래서 미혼여성들은 정기검진이나 여성진료를 남몰래 하거나 진료를 시기를 늦춰 여성 질환을 키우는 경우도 많았다. 여성은 초경을 시작한 후부터는 산부인과에서 정기검진 및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흔히 떠올리는 출산은 일부분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여성의원은 여성의 생식기능과 이와 연관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물론 건강검진을 통해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이해하면 정확하다. 또 변화된 것 중 하나가 연령대다. 25세 미만의 여성들과 50세 이상의 여성들 내원이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생리 질환 때문에 학생들도 산부인과에 내원하는 것을 낯설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산부인 과거 여성들에게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갔다.
말 못 할 고민의 해우소 역할도 거뜬해
산부인과 진료 중 건강검진 외 가장 많은 진료 중 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성(性) 문제다. 과거에는 기혼여성들의 고민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최근 미혼여성도 성 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있다. 또 대부분 자신의 증상은 의료진과 상담 후 치료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고 온라인을 통해 산부인과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산으로 인해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는 것도 적극적이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부터 생리불순, 여성 비뇨기과 질환 및 여성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산부인과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있다.
대구산부인과의사회 한 관계자는 “소음순 수술부터 요실금, 질 성형 등 여성수술이 진료의 주류를 이룬다”며 “출산과 관련된 진료가 아닌 여성들의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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