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시카고 트리뷴에서 사진기자로 활동 중인 한인 존 J. 김(41ㆍ한국명 김주호)씨가 18일(현지시간) 2016 세계보도사진대전(WPP)에서 현행이슈 싱글 부문 3위에 올랐다. 김씨는 지난 2011년 시카고 선타임스 소속으로 퓰리처상 지역보도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이날 보도사진계 최고 권위의 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4월 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다.
김씨가 수상한 사진 ‘경찰폭력 반대 행진(March Against Police Violence)’은 흑인 청년과 경찰이 얼굴을 맞대고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하는 순간을 담고 있다. 시카고 경찰국 소속 백인 경찰이 흑인 10대 절도 용의자에게 16발의 총격을 퍼부어 사살한 사건 현장 동영상이 공개된 뒤 일어난 대규모 항의 시위 현장에서 촬영했다. 김씨는 연합뉴스에 “사진을 통해 시카고 시민들이 경찰 문화에 대해 크게 분노해 있고, 시민과 경찰 사이에 서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긴장감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7세 때인 1982년 부모님을 따라 시카고로 이민한 김씨는 명문 주립 일리노이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다 4학년 때 사진으로 전공을 바꿨다. 대학 졸업 후 오클랜드 트리뷴에서 5년간 근무한 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시카고 선타임스에서 일했고, 선타임스가 정규직 사진기자를 전원 해고하기 전인 2013년 초 시카고 트리뷴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로 59회를 맞은 세계보도사진대전에는 128개국 5,775명의 사진기자들이 8만 2,951점의 작품을 출품했고, WPP재단은 현행이슈·일상·일반뉴스·장기프로젝트·자연·사람·스포츠·긴급뉴스 8개 부문 수상자 45명을 선정했다. 올해 대상은 동유럽에서 활동하는 호주 출신 프리랜서 사진기자 워런 리처드슨의 사진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Hope for a New Life)’이 차지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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