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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세력의 꼭두각시로 45분 재임한 멕시코 대통령

입력
2016.02.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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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2월 19일

멕시코 34대 대통령 라스쿠라인. 그는 1913년 2월 19일 단 45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쿠데타 권력의 징검다리가 됐다.
멕시코 34대 대통령 라스쿠라인. 그는 1913년 2월 19일 단 45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쿠데타 권력의 징검다리가 됐다.

군벌이 국방보다 정치에 더 마음이 쏠린 격변기 국가의 대통령만큼 고위험 직종도 드물다. 그건 로마사나 중세 유럽의 역사, 아프리카와 중남미 현대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멕시코 제34대 대통령 페드로 라스쿠라인(Pedro Lascurain)은 1913년 2월 19일 대통령이 된 뒤 약 45분간 재임했고, 드물게 살아 남았다. 그는 인류 역사의 최단기 국가 수반이었다.

1910년 멕시코 혁명으로 포르피리오 디아스의 34년 독재권력이 무너진 뒤 프란시스코 마데로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대농장주 가문 출신인 그는 자선사업가로, 정치인으로, 권력의 탄압을 받던 명망가였다. 다만 군부의 지지기반이 약했다. 마데로 정부는 조심스럽게 개혁 정치를 추진했지만 재정난과 경제 불안 등으로 3년 뒤인 13년 2월 9일 다시 쿠데타를 겪는다. 멕시코시티를 내전상태로 끌고 간 연방군과 쿠데타군 사이 전투는 열흘간 지속됐고(이른바 ‘비극의 열흘’이다), 민간인만 5,000여 명이 숨졌다.

이어 집권한 빅토리아노 우에르타는 마데로 전 대통령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임명했던 연방군 장군이었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대통령 일가와 부통령, 군참모총장을 살해했다. 당시 멕시코 헌법상 대통령 유고시 권력 승계 서열이 그 순서였고, 그 다음이 외교부장관 라스쿠라인이었다. 우에르타는 합법 정부의 외양을 갖추기 위해 라스쿠라인을 대통령에 취임케 했다. 임시대통령이 아닌 까닭은 그에게 각료 임명권을 부여하기 위해서였고, 라스쿠라인은 우에르타를 권력 승계 다음 서열인 내무부장관에 임명한 뒤 곧장 사임했다. 그 절차에 걸린 시간이 약 45분 이었다.

라스쿠라인은 법학자였고, 입각 전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우에르타의 각료 제안을 사양한 뒤 정계 은퇴, 변호사와 로스쿨 교수로 지내다 1952년 별세했다. 우에르타 정권은 의회를 해산한 뒤 철권 통치를 펴다 판초 비야, 에밀리아노 사파타 등이 이끈 혁명 세력에 의해 이듬해 7월 전복됐다. 그는 스페인으로 도피한 뒤 재기를 꿈꾸다 1916년 미국 텍사스에서 숨졌다.

10ㆍ26 당시 국무총리였던 최규하 전 대통령은 전두환 신군부 치하에서 79년 12월 5일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12월 6일부터 이듬해 8월 16일까지 8개월간 제 10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그는 87년 신군부 집권 진상규명 국회 청문회에서 그가 알고 겪은 바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고 자서전 등 일체의 기록도 남기지 않은 채 2006년 10월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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