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조기 지급ㆍ상품 바자 개최까지
대형마트ㆍ홈쇼핑 업계도 지원 나서
롯데백화점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15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지원이 전체 유통업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펀드 조성을 통한 실질적인 자금 지원, 개성공단 입주기업 생산 제품 판매 행사 개최, 납품 대금 조기 지급 등 직ㆍ간적접인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상생펀드를 통해 개성공단 안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34개(58개 브랜드) 협력업체를 돕기로 했다. 업체별 지원액은 최대 5억원이며, 상품대금도 기존 결제 시점(매월 30일)보다 20일 앞당겨 매달 10일 조기 지급키로 했다. 앞서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중소기업 협력사를 지원하는 ‘상생펀드’ 기금 규모를 종전 4,4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 소공동 본점과 영등포점은 19일부터 25일까지, 잠실점은 19일부터 21일까지 ‘개성공단 패션 대바자’ 행사를 각각 진행한다. 협력사의 의류 제품 재고를 판매해 자금 확보에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백화점 자체 마진을 최대 20%포인트까지 낮춰 협력사의 수익률을 높였다고 롯데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14개 협력사의 3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모두 80억원어치의 상품이 선보인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개성공단에 입주한 협력사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협력사를 더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개성공단 입주 협력사 제품 판매촉진 활동을 늘리고, 제품 생산 중단에 따른 납품 계약 위반을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납품 대금도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대형마트 3사에 납품하는 개성공단 입주 협력업체는 소형가전ㆍ생활용품ㆍ의류ㆍ내의ㆍ신발 등 31개사로 연간 공급액은 220억원 정도다.
CJ제일제당도 개성공단에 생산공장을 둔 협력사 성림에 1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2013년 조성된 상생펀드를 통해 지원되는 대출 금리는 시중 은행보다 1~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성림은 식품ㆍ생활용품 용기의 마개를 생산하는 업체로, 식초ㆍ콩기름 등 CJ제일제당 식품과 CJ헬스케어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의 마개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상품개발기금 지원, 무료 방송, 무이자 대출 등의 방식으로 개성공단 협력사 네 곳을 돕기로 했다. 돈으로 따지면 17억여원 규모다. 주방용품업체 세신 퀸센스, 트랙수트(트레이닝복) 제조업체 AD 인터내셔널, 여성화 제조업체 슈 크레이션, 속옷 제조사 좋은 사람들 등이 지원받는다. 이 밖에 삼성물산 패션부분과 LF, 휠라코리아 등 대형 패션기업들도 개성공단 기업들과의 거래선 유지 등을 적극 검토하면서 측면 지원에 동참할 예정이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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