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서 ‘오륙귀범’ 재현
울산, 울산박물관서 액을 막는 ‘세화’체험
경남, 남해군서 유네스코 문화유산 ‘선구 줄끗기’
오는 22일 병신년(丙申年) 정월 대보름을 맞아 부산, 울산, 경남 곳곳에서 액운을 털어내고 복을 비는 송액영복(送厄迎福)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예부터 우리는 대보름을 설과 같은 중요한 명절로 여겼다. 대보름의 각종 풍속이 우리 전체 세시풍속의 4분의 1일 넘을 정도로 풍부한 것을 보면 그 비중을 알 수 있다. 눈길 가는 행사를 소개한다.
▦부산
해운대구는 22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제34회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를 개최한다. 앞서 21일 백사장에 특별부스가 마련돼 한 해의 액을 막고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소망기원문 쓰기’가 열린다. 이어 22일 정오 부산민속연 ‘사랑의 벗’에서 주관하는 연날리기로 축제가 본격 막을 올려 민속경연대회와 먹거리장터, 달집노래방, 온천족욕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오후 5시35분 해운대 앞바다에서는 ‘오륙귀범’이 재현된다. 오륙귀범은 먼바다에서 고기잡이를 끝내고 갈매기의 환영을 받으며 오륙도를 지나 해운대로 돌아오는 어선들의 풍경을 지칭하는 말로, 예부터 수려한 해운대의 8가지 풍경으로 꼽은 ‘해운팔경’ 중 하나다.
서구는 22일 오후 2시부터 송도해수욕장 일원에서 ‘2016 정월대보름 송도달집축제’를 연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시 무형문화재인 동래지신밟기 공연과 학춤, 강강술래 등이 선보인다. 오후 7시부터는 높이 30m, 지름 25m의 초대형 달집태우기를 시작하며, 선박의 새해 인사인 해상퍼레이드와 불꽃놀이, 줄다리기,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진행하고 먹거리장터도 운영한다.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제20회 수영전통달집놀이’를 개최한다. 행사장에는 길이 200m인 소망포가 준비돼 시민과 관광객이 한 해 소망을 적을 수 있으며, 지난해보다 5m 커진 높이 25m, 지름 10m 크기의 초대형 달집태우기와 함께 쥐불놀이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수영야류’와 ‘좌수영어방놀이’, 지신밟기, 고사 지내기, 강강술래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사이클경기장에서도 ‘사상달집놀이’ 행사가 펼쳐진다. 참석자들은 병신년을 맞아 원숭이 모형을 형상화한 높이 20m, 지름 15m의 달집에 불을 붙이고 소원을 빌 예정이다. 또 부산국립국악원이 준비한 비나리 공연과 소망지 적기, 토정비결 신년운세, 야외카페, 전통차 체험 등의 행사도 마련된다.
영도 동삼혁신지구에서는 정오부터 부산민속연보존회의 연날리기 시범이 펼쳐지고, 노래자랑과 각종 체험행사가 열린다. 또 오후 5시에는 무병장수를 소원하는 월령 기원제와 지신밟기가 열려 올 한해 풍요와 복을 기원한다. 이밖에 남구 백운포체육공원과 금정구 금정구민운동장 등에서도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린다.
▦울산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21일 박물관 로비와 정문입구에서 ‘울산, 정월대보름맞이’행사를 운영한다. 행사는 ‘액막이 연 만들기’와 ‘액을 막는 세화’, ‘민속놀이한마당’ 등 정월대보름의 상징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특히 울산의 처용 등 전통벽사문양 목판 찍기를 통해 집안으로 들어오는 나쁜 액을 막고 한 해의 안녕을 비는 ‘액을 막는 세화’(歲畵)체험 등은 눈길을 끌 전망이다. 행사 참여는 울산박물관 관람객 누구나 당일 현장에서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참가비는 대부분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이지만 ‘연 만들기’는 재료비(3,000원)가 필요하다.
대곡박물관(관장 신형석)도 대보름을 맞아 20일, 21일 한 해 소원을 기원하는 ‘소원나무 빌기’와 ‘우리 집 가훈쓰기’ 체험, 박물관 마당에서는 윷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놀이, 굴렁쇠놀이, 고리던지기 등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소원지는 지역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같이 태울 예정이다.
또 울산 중구는 22일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우정혁신도시 내 문화의전당 앞에서 중구문화원 주관으로 정월대보름 행사를 개최하며, 동구는 일산해수욕장 일원에서 오후 5시30분부터 8시까지 동구문화원이 주관하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연다. 울주군은 울주문화원 주관으로 언양읍 남천둔치 일원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울산은 각 읍ㆍ면ㆍ동에서도 주민자치센터나 자생단체가 주관해 동제와 전통 민속놀이 마당을 펼친다. 이 가운데 삼호동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여천천 소망등 띄우기 행사가 눈길을 끌 전망이다. 올해로 17회째인 삼호동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는 22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경남
경남 남해군은 22일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이자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남면 ‘선구 줄끗기’ 행사를 선구마을 앞 몽돌해안에서 개최한다. 선구 줄끗기는 바닷가 특유의 줄끗기 문화를 옛 방식 그대로 이어온 행사로, 이날 마을 주민들은 남변과 북변 두 편으로 나눠 줄끗기를 하며 한 해의 풍어와 풍년을 기원한다. 또 이동면에서는 화계배선대 행사, 설천면에선 덕신줄당기기 등 군내 26개 마을에서 특색 있는 행사가 펼쳐진다.
함양군에서도 지곡면 창평리 지곡천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제1회 개평마을 대보름 달맞이축제가 21, 22일 이틀간 강강술래, 윷놀이, 연날리기, 오곡밥 나눠먹기, 짚풀공예 등 20여개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함양지역 11개 읍면에서도 지신밟기 등 마을 별 전래되는 정월대보름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하동군은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 등 산불 우려가 있는 마을 별 행사는 자제하고, 송림공원 백사장 달맞이 행사 등 11개 읍ㆍ면에서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을 다지는 대보름 축제를 마련한다.
거창군은 22일 거창읍 영천 둔치에서 거창문화원 주관으로 제24회 거창대동제를 개최한다. 대동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군민화합 풍년줄다리기와 윷놀이대회, 여성투호놀이, 제기차기, 귀밝이술 마시기, 부럼깨기 등 민속체험행사가 열리고, 오후 5시부터는 군민화합기원제에 이어 달집태우기로 대동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창원시에선 진동면 동촌냇가 문화마당에서 22일 오전 10시부터 제24회 진동큰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 등이 오후 7시까지 이어지고, 동읍 자여마을에서도 당산제와 큰 줄다리기 등의 대보름 맞이 행사를 여는 등 모두 77곳에서 다채로운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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