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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순둥이 개

입력
2016.02.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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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49. 한 살 진도+래브라도리트리버 혼종견 샐리

공사장에서 구조된 이후 사람의 손길을 거부했지만 이제는 사람을 잘 따르는 샐리. 유행사 제공
공사장에서 구조된 이후 사람의 손길을 거부했지만 이제는 사람을 잘 따르는 샐리. 유행사 제공

샐리(1세·암컷)는 서울 관악산 부근 공장에서 어미개와 함께 살고 있던 중 끔찍한 일을 목격했습니다. 공장 관계자들이 샐리가 보는 앞에서 어미의 목을 매달아 구타하면서 죽인 것이죠. 개와 산책을 나왔던 구조자는 이 광경을 목격하고 온라인에 글을 올렸고, 이를 본 유기동물 보호카페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관계자와 구조자는 샐리도 곧 죽일 것으로 염려해 함께 공장을 찾아 어렵게 샐리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관악산 공장에서 키우던 샐리는 자신의 어미가 눈 앞에서 죽임을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유행사 제공
서울 관악산 공장에서 키우던 샐리는 자신의 어미가 눈 앞에서 죽임을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유행사 제공

구조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샐리는 구석에 웅크린 채 고개를 들지 조차 않았습니다. 어미의 죽음을 목격한 충격 탓인지 이틀간 개들이 좋아한다는 습식사료도 물도 먹지 않았죠. 이틀이 지난 후 봉사자는 손바닥에 캔을 붓고 “먹어야 산다”며 샐리를 달랬습니다. 봉사자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진 걸까요. 샐리는 겁에 질린 눈망울로 봉사자와 두 눈을 맞춘 후 손바닥을 핥기 시작했고 삶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진도와 래브라도리트리버의 혼종견으로 진도의 외모에 래브라도의 성격을 갖고 있는 샐리. 유행사 제공
진도와 래브라도리트리버의 혼종견으로 진도의 외모에 래브라도의 성격을 갖고 있는 샐리. 유행사 제공

샐리는 12㎏의 체중으로 중형견으로 진도와 래브라도리트리버의 혼혈견으로 추정되는데요, 외모에도 리트리버의 선한 인상이 남아있지만 성격은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리트리버를 더욱 닮았다고 합니다. 리트리버의 성격을 닮다 보니 다른 개나 어린 강아지 친구들과도 엄청 잘 지내고 있어요. 혼자 지낼 수 있는 집도,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집도 좋습니다. 샐리가 아픈 기억을 지우고 행복한 가정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함께 해줄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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