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금연구역인데 절반 이상 재떨이 꽁초 발견
컴퓨터 앞, 화장실 등에서 여전히 담배 피우고 있거나 담배꽁초 발견돼
흡연실 설치 기준 어기는 곳도 86% …“궁극적으로 흡연실 없애야”

PC방 시설 전체가 금연구역이 됐지만 서울 PC방 절반 이상은 여전히 컴퓨터 앞이나 화장실 복도 등에서 흡연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금연학회 학회지 1월호에 게재된 ‘서울특별시 PC방의 실내금연정책 준수 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PC방 202곳을 조사한 결과, 118곳(58%)은 지정된 흡연실 외의 장소에서 흡연자나 재떨이, 담배꽁초가 발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기영 교수팀은 지난해 3~5월 서울 25개구의 PC방 2,651곳 중 202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주 이용 시간대(오후 3~10시)에 직접 방문해 조사했다. 금연구역인데도 불구하고 흡연자가 있는 PC방도 25곳(PC 좌석 13곳, 출입구 12곳)이나 됐고, 화장실(83곳) 출입구(73곳) PC좌석(16곳)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된 곳도 많았다. 또 화장실에 재떨이를 놓아둔 곳도 27곳이나 됐다. PC방은 시설 전체가 금연으로,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복도 계단 출입구 등을 흡연실로 사용하면 안 된다.
흡연실 역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흡연실 내에는 재떨이 등 흡연과 관련 된 시설 외에는 의자나 탁자 등도 설치할 수 없다. 그런데 컴퓨터, TV, 의자, 탁자 등이 설치돼 있거나 음식물을 반입하는 것이 목격된 곳은 86%나 됐다. 또 흡연실은 담배연기가 다른 공간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밀폐되게 만들어야 하지만, 2cm 이상 문틈이 있거나 반 벽, 블라인드 등을 설치한 곳도 있었다.
금연구역 및 흡연실 관련 규정이 담긴 국민건강증진법의 시설 관련 조항을 모두 준수한 PC방은 10.4%(21곳)뿐이었다. PC방은 2003년부터 전체 면적의 2분의 1을 금연구역으로 지적해 운영하도록 하다가 2014년 1월부터 실내 전체가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이기영 교수팀은 “실내흡연실 설치에 따른 PC방 실내에서의 부분적인 흡연 허용으로 인해 금연정책이 잘 준수되지 않고 있다”며 “실내 금연정책에 대한 단속의 강화가 필요하고, 궁극적으로는 흡연실을 설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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