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개방지역인 광둥(廣東)성의 한 고위간부가 16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산을 부정 축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상 최대 규모의 부정축재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진보매체 보쉰(博迅)은 18일 “춘제(春節ㆍ설) 직전 부정축재 혐의로 낙마한 광둥성 부성장 류즈겅(劉志庚)의 총 자산이 900억위안(16조8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 부성장은 중국 제조업의 발원지이자 매춘ㆍ향락산업으로 유명한 둥관(東莞)시에서 7년간 당 서기를 지내는 동안 매춘산업의 보호막 역할을 하며 뇌물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감찰ㆍ사정을 총괄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감찰부는 지난 4개월 간 류 부성장과 그의 친지 명의로 된 은행계좌들을 추적해 370억위안(6조9,000억원) 규모의 예금을 확인해 이를 동결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감찰부는 또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 있는 류 부성장의 주택들을 뒤져 510억위안(9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찾아냈고, 전국에 있는 부동산 300여개와 골동품ㆍ서화, 60여대의 승용차, 금은보화 등을 압수했다.
류 부성장의 부정축재 규모는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837억위안)이나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300억위안) 등에 비해 훨씬 크다.
앞서 류 부성장은 지난 4일 중앙기율위 감찰부로부터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에서 이 혐의는 통상 뇌물수수 등 부패ㆍ비리를 뜻한다.
광둥성 토박이인 그는 둥관시 시장과 당 서기를 거쳐 2011년 11월부터 광둥성 부성장을 맡아 왔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그가 부성장직에서 해임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베이징=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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