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어 영어의 수만 어휘 중에서 각 단어의 사용 빈도를 보면 ‘The’ ‘I’ ‘You’ ‘And’ ‘It’ ‘a’ ‘‘s’ ‘To’ ‘Of’ ‘That’… 순으로 나온다. 정관사 The는 기능어로 쓰이고 I는 인칭 대명사로 누구나 많이 쓴다. 단어의 빈도는 구어, 문어 그리고 분야별로 차이가 있는데, 오늘은 정치인의 ‘I’ 사용에 대해 분석하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통령 후보의 대화 중 ‘I’ 사용 빈도를 분석한 연구가 많다. 역대 대통령들의 특징과 연설 중 ‘I’의 사용은 일정한 특징을 보인다.
연설 중에서 ‘I’가 자주 나오는 것을 두고 한 심리언어학자(psycholinguist)는 ‘I’가 솔직함과 우울함의 심리 상태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그는 ‘I’를 유난히 많이 사용하는 후보는 자기중심적이고 불안하여 자신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반면, ‘I’를 적게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확신에 차 있고 자기를 내세우기에 앞서 다른 것들을 강조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공화-민주 양당의 대통령 후보들의 살펴보면 Donald Trump(도널드 트럼프)가 ‘I’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같은 당의 Marco Rubio(마르코 루비오)의 두 배, Jeb Bush(젭 부시)와 Ted Cruz(테드 크루즈)보다 40% 이상 ‘I’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는 행정 경험이나 정치 이력이 없으므로 주로 대화 스타일로 표현하고 ‘I’를 내세워 자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짙다. 또 민주당에서는 Hillary Clinton(힐러리 클린턴)이 경쟁자 Bernie Sanders(버니 샌더스)보다 I를 약간 더 많이 사용하는데, 공화당의 여타 후보보다는 두 후보가 더 자주 사용하는 편이고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사용 빈도가 낮다. 힐러리가 정치 경험이 많은데도 ‘I’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은 현재 그만큼 불안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전문가가 많다.
요즘 급부상하며 인기가 치솟는 샌더스는 같은 당의 힐러리보다 ‘I’ 를 적게 말하고 과거 조지 W. 부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샌더스의 연설 내용을 보면 자신보다는 이슈와 정책 제안에 중점을 두는 특징이 있다.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행적 덕분이기도 하다. 잠깐 그에 대해 살펴보면, 그는 명문 Univ. of Chicago 출신이며 시장과 하원의원을 거쳐 현재 상원의원으로 재직 중이고, 1979년까지 자유연합 소속이었다가 17년 동안 무당파를 거쳐 이제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과거의 미국 대통령의 ‘I’의 사용을 비교를 해보면 아버지 Bush 대통령(조지 허버트 부시)이 존 F. 케네디 이후 최다 사용자이고 그 뒤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였으며 그다음은 앤드루 존슨, 그리고 빌 클린턴-지미 카터-조지 W.부시-로널드 레이건-리처드 닉슨-존 F. 케네디-버락 오바마 순이다. 선거 운동에는 변수가 많지만 적어도 ‘I’의 사용 빈도 차이가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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