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을 상대로 2경기 연속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던 일본 프로야구의 오타니 쇼헤이(22ㆍ닛폰햄 파이터스)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타 겸업을 선언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닛칸스포츠는 18일 “오타니가 2017년 3월 열리는 제4회 WBC에 투수와 타자 모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며 “프로 입단 후 오타니는 국제대회에 투수로만 출전했지만, 구단 역시 이를 허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을 뽐냈다. 투수로는 시속 160㎞를 넘는 강속구를 던졌고, 타자로는 3년 통산 56홈런을 날리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일본 언론에서는 투수와 타자 모두를 소화하는 오타니를 이도류(二刀流)라고 표현한다. 메이저리그 입단을 고집하던 오타니는 2013년 프로 입단 때부터 투수와 타자 모두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했고, 양측 모두 소화하는 조건으로 일본 프로야구 행을 결정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지금까지 3시즌을 소화한 오타니는 투타 모두에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로는 통산 29승 9패 377⅔이닝 421탈삼진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 중이며, 타자로는 통산 234경기 타율 2할4푼5리 18홈런 68타점 61득점을 올렸다. 오타니는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대회를 통해 일본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한국전 2경기에 모두 등판해 13이닝 3피안타 2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뽐냈다.
닛칸 스포츠는 “오타니가 프로 4년 차 캠프에서 타자로도 12타수 6안타를 기록해 투타 양면에서 재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타 모두 고집하는 오타니를 두고 야구계 안팎에서는 우려하는 시선도 보낸다. 일본 프로야구 전설적인 타자인 장훈은 “자칫 둘 다 잃을 수 있으니 타자에만 전념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드러냈고, 이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타자 오타니’를 만났던 김경문 감독 역시 “타자로도 대단한 재능을 가진 선수지만, 주루 플레이를 하다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내년 WBC에서 한일전이 다시 성사된다면 오타니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는 WBC를 1년 앞두고 벌써 칼 두 자루를 갈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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