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감독/사진=구단 제공
"절실함이 없는 선수는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
김도훈(46)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16일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 J그린 드림캠프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해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늑대축구'는 계속된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늑대축구'는 지난해 그가 "조직력을 바탕으로 무리 지어 호랑이를 잡는 늑대처럼 도전하겠다"고 말한 이후 인천의 축구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구단은 지난해 재정 악화를 겪었다. 선수들은 당시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그 결과 13승12무13패 승점 51로 리그 8위에 오르며 강등을 면했다. 대한축구협회컵(FA컵)에서는 준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악조건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였다.
구단 상황은 다소 진정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선 선수들의 승부욕이 예전 같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있던 선수들이 대거 빠졌고, 체불된 월급도 들어와 '늑대축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러나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나도 늑대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운동장에서는 항상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훈련 중 경쟁을 시켜서 절실함을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활약한 선수에게 한 번 더 기회가 가겠지만, 조금이라도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은 실제로 이번 전지훈련에서 몸 상태가 훈련에 적합하지 않은 몇몇 선수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사진=구단 제공
각오는 남다르지만, 팀 전력은 지난해보다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김 감독 역시 "골키퍼 등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다. 지난해보다 출혈이 클 수도 있다. 보강된 선수들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할지도 미지수다"고 우려를 표했다. 물론 그는 "지난해에는 처음 감독이 돼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다. 올해는 2주 정도 일찍 훈련을 시작했고, 지난해보다는 분위기가 안정됐다. 올해 영입한 조병국(35)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것이다"고 기대도 걸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클래식 잔류 등 10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30%를 달성했다"며 "올해에는 20가지 목표가 있는데 50% 이상 달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클래식 잔류를 우선 과제로 삼고 경기력이 궤도에 오를 경우 상위 스플릿 진출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FA컵 우승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지난 시즌 성남FC와 경기에서 패해 K리그 상위 스플릿 진출 티켓을 놓쳤다. 당시 김 감독은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최종 목표는 우승이다. 하나하나 목표를 이뤄나가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그의 말에 결연함이 묻어났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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