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2월 18일
미시시피 강은 미국 북부 미네소타 주에서 발원해 대륙 중앙을 관류하는 장대한 강이다. 물은 대평원을 적시고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흐르다 로키 산맥의 계곡을 타고 온 미주리 강과 세인트루이스 유역에서 합류한 뒤 뉴올리언스 남부의 거대한 삼각주를 남긴 뒤 멕시코만으로 흘러 든다. 지리학에서는 미시시피 강의 수십 개 지류 가운데 하나로 미주리 강을 포함시켜 미시시피강을 세계에서 4번째로 긴 강의 자리에 놓기도 한다. 수계의 광활한 평야와 초원은 미국 원주민들의 오랜 정착지였다.
15세기 말 유럽인들이 신대륙에서 기대한 것은 노다지 금광이었다. 하지만 북미에서 처음 금이 발견돼 골드러시가 시작된 것은 320여 년 뒤인 1820년 무렵이고, 원주민들을 보호구역 내로 강제 이주시키기 위한 ‘인디언이주법’이 제정된 것은 10년 뒤인 1830년이었다. 그들이 앞서 발견한 ‘노다지’는 모피였다. 비버, 늑대, 곰, 버팔로…. 북미 평원ㆍ산악의 수많은 짐승 털가죽들이 유럽인들을 위해 벗겨지기 시작했다. 사냥과 무두질의 주체는 물론 원주민이었고, 유럽인들은 돈과 무기와 생필품을 제공했다. 그 무역이 이루어진 길도 미시시피 강의 수많은 지류들이었다.
서구 역사는 북미 인디언을 난폭한 미개인 아니면 영적ㆍ평화주의적 구루의 이미지로 대상화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생활인이었다. 백인들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그들의 화폐와 문명의 이기들에 매혹된 사람과 부족도 있었고, 수많은 이유로 그들과의 접촉ㆍ거래가 불만스러웠던 이들(부족)도 있었다. 그들이 걱정한 것은,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부족의 전통보다 먼저 사냥감이 씨가 마를지 모른다는 것, 사냥터를 차지하기 위해 이웃 부족과 전쟁을 하게 될 거라는 거였다. 부족간 갈등, 백인 상인과 그들이 고용한 총잡이들과의 불화가 그렇게 시작됐고 강의 물길은 위험해졌다. 모피무역을 보호하기 위한 진지들이 강을 따라 생겨났다.
세계무역기구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푼케의 ‘레버넌트’(최필원 옮김, 오픈하우스)는 1823년 한 모피회사 소속 정찰대원이 무리 속에서 겪은 배신과 복수의 실화를 재구성한 소설이다. 중심 공간은 미시시피 강과 미주리 강이 만나는 유역과 그 상류들. 거기 포진한 ‘호전적이고 살벌한’ 인디언 부족들이 소설에는 빈번히 등장한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1885년 2월 18일 출간됐다. 10대 소년과 흑인 노예의 우정과 모험이 시작되는 곳이 그 곳 미주리 주 유역의 미시시피 강이다. ‘레버넌트’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 사이 위험한 인디언들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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