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그룹과 납품 계약 체결
추가 설비 증설 방안 검토에
‘내년 中 1위 업체 도약’ 목표도
LG화학ㆍ삼성SDI와 승부 별러
SK이노베이션이 독일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자동차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한다. 전기전자 및 화학업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후발주자였던 SK이노베이션이 프리미엄 자동차의 상징인 벤츠와 계약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1위 LG화학, 3위 삼성SDI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17일 다임러그룹과 2017년부터 출시되는 벤츠 전기차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셀은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기본 단위 부품으로 다임러는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한 셀 수백개를 팩으로 조립해 벤츠 전기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기존 협력사인 현대ㆍ기아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배터리 주문 물량이 늘어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설비를 기존 생산량(연 1만5,000대 전기차 공급)의 2배로 증설한 뒤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이번 다임러 물량 수주와 국내외 전기차 시장 성장세로 SK이노베이션은 추가 설비 증설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기존 양대 강자인 LG화학과 삼성SDI 역시 올해 공격적인 투자 확대 등을 예고한 상황이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인 LG화학은 고객사로 확보한 완성차 업체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과 포드, 유럽의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제일기차, 체리기차 등 2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 완공된 중국 난징 공장이 올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충북 오창, 미국 홀랜드 공장과 함께 LG화학의 ‘세계 3각 생산체제’도 구축됐다. 한번 충전으로 32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상용화한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로 지난해의 2배인 약 1조2,000억원 이상을 잡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성장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LG화학의 등기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시안 공장을 본격 가동해 위통과 포톤 등 중국 버스ㆍ트럭ㆍ자동차 기업 10개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 크라이슬러, 벤틀리, 포르쉐, 인도 마힌드라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삼성SDI는 지난해 자동차부품회사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해 셀에서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제작 전 단계 기술을 갖췄다. 지난달엔 2020년까지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충남 서산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의 최종 공정을 진행하는 BESK를 발판으로 2017년까지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목표다.
현재 220만대 규모인 세계 전기차 시장은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돼 2020년에는 6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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