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경 연세대 교수 연구팀 발표

북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에서 일어나는 지진이 주변 지역에 끼치는 영향력을 나타낸 그래프. 연세대 제공.

북한이 지난달 4차 핵실험을 감행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북한의 핵실험이 휴면 중인 백두산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17일 “북한의 1~3차 핵실험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가동한 결과, 지진 규모 7.0 이상의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 화산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은 이날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산 분화는 지진 발생 지점까지의 거리와 지진 규모의 상관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파가 일정 거리 안에 있는 화산의 마그마방을 자극할 경우 마그마방 내 기포가 생기면서 부력에 의해 마그마가 위로 솟아오르는 원리다. 지진이 마그마 속 물분자를 자극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홍 교수는 “북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백두산과의 거리(110여km)를 감안할 때 지진 규모가 커지면 충분히 화산 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북한의 1~3차 핵실험 자료와 구 소련 및 미국에서 이뤄졌던 핵실험 크기를 참조해 지진 규모 5.0~7.6의 핵실험을 수행할 경우 일어날 지진동(지진으로 인한 지면 진동)의 크기와 백두산 마그마방에 발생할 응력(물체가 외부 힘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힘) 변화량의 값을 계산했다. 그 결과 북한이 지진 규모 7.0의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 마그마방에 최대 120kPa(킬로파스칼ㆍ응력 단위)에 해당하는 응력 변화를 일으켜 화산 분화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홍 교수는 “중국 과학계에서도 북한 핵실험과 백두산 분화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확한 수치를 제공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 연세대 제공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