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데우스’ 등에서 라이벌 관계로 묘사된 오스트리아의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이탈리아 출신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함께 작곡한 작품이 230여년 만에 발견돼 대중 앞에 첫선을 보였다.
16일(현지시간) AFPㆍAP통신 등에 따르면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등이 함께 만든 것으로 밝혀진 칸타타 ‘오필리아의 건강을 위하여’가 이날 체코 프라하의 체코음악박물관에서 하프시코드로 연주됐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사망하기 6년 전인 1785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코르네티’라고만 알려진 미상의 음악가 등 세 명이 공동 작곡한 성악곡이다. 오스트리아 궁정작가 로렌초 다 폰테가 쓴 시에 곡을 붙인 약 4분 길이의 이 작품은 3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목가적 스타일로 만들어진 첫째 부분은 살리에리가, 행진곡풍의 둘째 부분은 모차르트가 썼다. 코르네티가 작곡한 마지막 셋째 부분은 살리에리의 첫째 부분과 비슷하다.
‘오필리아의 건강을 위하여’는 1949∼1950년 체코음악박물관에서 악보가 발굴된 뒤에도 정체가 계속 묻혀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독일 출신의 음악학자 티모 유코 헤르만이 박물관 자료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작품임을 확인했다. 헤르만은 “1785년 당시 광고에서 작품 제목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국제모차르트재단의 전문가 울리히 라이싱거는 “이 작품은 의심할 여지 없는 진본”이라면서 “모차르트가 빈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작품이 새로 발견된 것은 190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공동 창작품이 공개되면서 둘의 관계가 라이벌이 아닌 동료에 가까웠다는 주장도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오스트리아 궁정음악가로 활동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는 ‘광기 어린 천재와 그의 재능을 시기하는 노력파 경쟁자’의 구도로 자주 묘사돼왔다. 헤르만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빈에서 활동하던 시절 살리에리가 작곡을, 모차르트는 피아노 연주를 맡는 식으로 공동 작업을 하곤 했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작품은 두 작곡가가 친근한 관계였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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