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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찾아낸 ‘사라진 2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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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찾아낸 ‘사라진 24초’

입력
2016.02.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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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끝난 ‘KCC-오리온’ 경기

3쿼터에 시간 멈춰 ‘10분24초’ 진행

KBL “이의제기 늦어 재경기 불가능”

심판ㆍ경기감독관 등 제재 논의 중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KCC와 고양오리온의 경기. 71대 70으로 KCC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종료 1초를 앞두고 KCC 전태풍이 3점 슛을 성공시키자 동료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KCC와 고양오리온의 경기. 71대 70으로 KCC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종료 1초를 앞두고 KCC 전태풍이 3점 슛을 성공시키자 동료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경기 도중 멈춰 ‘사라진 시간’이 뒤늦게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오리온이 46-43으로 앞선 3쿼터 종료 3분56초 전이었다. 이어진 KCC의 공격에서 안드레 에밋이 공을 오래 소유하다 결국 24초 바이얼레이션에 걸렸다. 정상적이라면 3분56초에서 24초가 지난 3분32초를 남겨 둔 상황에서 오리온 공격으로 경기가 재개돼야 맞는 상황. 그러나 시간은 3분56초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 경기의 3쿼터는 정규시간 10분을 초과한‘10분 24초’로 진행됐다.

결국 경기 종료 17초 전까지 양팀이 69-69로 맞서다가 종료 1초를 남기고 터진 KCC 전태풍의 역전 3점슛으로 73-71, KCC의 승리로 끝났다. 이 경기는 KCC, 모비스, 오리온 세 팀간 1위 싸움의 분수령이었다. 24초가 정상적으로 흘렀더라도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승부가 뒤바뀌었다면 이날 모비스가 선두로 올라서고, 오리온도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오리온 구단은 이날 KBL(한국농구연맹)을 직접 찾아가 강력하게 어필했다. 판정 시비로 심판설명회를 요청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 사건은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할 수 없는 ‘팩트의 오류’이기에 KBL도 난처한 입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데 있다. KBL 관계자는 “FIBA(국제농구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경기 중 발생한 오심, 오류 등 각종 문제에 대한 이의제기는 경기 종료 후 20분 이내에 해야 한다. KBL은 해당 규정을 따르고 있다”라면서 “전날 양측 구단이 이 사실을 모두 인지하지 못했기에 재경기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단 책임 소재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예정이다. KBL은 “1차적으로 버튼을 눌러진 것으로 착각했던 계시원의 실수이며 심판, 경기감독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제재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웠던 현장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이 사건은 이날 밤 농구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들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

비슷한 사건은 2002~0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번 있었는데 당시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과 원주 TG(현 원주 동부)의 챔프 5차전 4쿼터 도중 경기 시간이 15초나 흐르지 않았던 것이다. 홈팀이었던 TG는 4쿼터 종료 5초 전에 터진 데이비드 잭슨의 2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넘긴 뒤 3차례 연장 끝에 승리했다. 당시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재경기 결정을 내렸으나 동양이 ‘양보’해 경기 결과가 그대로 인정됐다.

한편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재경기 사례가 있다. 2007년 12월 마이애미 히트와 애틀랜타 호크스 경기는 애틀랜타의 114-111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당시 마이애미 소속이던 샤킬 오닐의 다섯 번째 반칙이 기록원 실수로 여섯 번째 반칙으로 기록돼 퇴장을 당했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나 NBA는 2008년 3월에 재경기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경기는 오닐이 퇴장 당한 시점인 경기 종료 51.9초 전부터 재개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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