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매체인 관찰자망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국정 연설은 중국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라며 “박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중시하겠다고 하면서도 고집스레 사드를 배치하려 하는 것은 서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판공실 주임을 지낸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도 이날 중앙인민라디오방송에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연설은 정세의 긴장을 한층 더 높였다”며 “한미 군사 훈련까지 실시되면 북한도 어떤 형식으로든 반격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벌써부터 F-22 스텔스 전투기와 핵 잠수함이 한반도에 도착하는 등 한미의 무력 시위가 기존의 방어성 반격에서 점차 선제 공격, 주도적인 공격 양상으로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박 대통령의 전례 없이 강경한 연설을 하고 미국의 핵 잠수함이 부산항에 도착한 상황 등을 전한 뒤 “한미의 이러한 행보는 북한을 전략적으로 위협하는 허장성세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뤄위안(羅援) 중국전략문화촉진회 상무 부회장은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고 있다”며 “중국도 일련의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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