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끼리만 거래할 수 있도록 사업 범위를 제한하고 비회원 영업을 방해한 대한펌프카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대한펌프카협회에 과징금 4억3천만원을 물리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펌프카는 콘크리트를 수직으로 이동시켜 고층 건물에 부어 넣을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펌프카협회는 펌프카를 소유하거나 장비 대여업을 하는 사업자가 모인 단체로 2012년 3월 설립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협회는 회원사와 비회원사의 거래를 막아 철저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비회원 사업자에 배차, 중고장비 매매를 하지 말라는 문자를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보냈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했다. 비회원사와의 거래를 신고한 회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펌프카 업체들은 건설현장 상황에 따라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필요한 기종을 빌려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원사 간 거래만을 강제한 것은 부당하게 사업활동을 제한한 행위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회원 사업자가 시장 상황이나 자신만의 영업 전략, 경영 상황을 고려해 어떤 사업자와 거래할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펌프카 제작사·정비공장, 레미콘 제조사 등과 접촉해 비회원사의 영업을 방해하기도 했다. 레미콘 제조사들로부터 비회원사가 작업하는 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식이었다.
공정위는 업계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업자들의 활동을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사업자단체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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