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삼성 이승엽(임민환 기자)
올 시즌 삼성은 기대 보다 우려가 많은 팀이다. 이번 겨울 중심타자인 박석민(NC)과 나바로(지바 롯데)가 팀을 떠나면서 타선이 이전보다 헐거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불거진 해외 원정 도박 파문 역시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매년 우승후보로 우리 팀을 꼽더니 올해는 중위권으로 보더라"며 농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삼성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캠프 출발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과 주장 박한이가 걱정했던 뚝 떨어진 분위기는 없었다.
이승엽은 "지금은 안 좋았던 분위기가 다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는 딱히 모르겠다. 아무래도 함께 운동을 하면서 얼굴을 마주치고, 함께 고생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며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올해는 반드시 트로피를 되찾아 온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이 목표는 팀이 하나로 뭉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승엽은 "목표 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작년에 안 좋은 일이 있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졌지만 올해는 새 마음 새 뜻으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중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보다 전력이 약화된 건 사실이지만 그 부분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작년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역할도 커져야 한다"며 "작년에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두 번 제외가 됐는데 그 때 팀도 어려운 상황으로 간 적이 있다. 경기에 뛰지 못하니 개인적으로 답답한 마음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의 '공백'을 지워낸다면 올해는 팀에도 더 보탬이 될 수 있다. 이승엽은 "1년 동안 팀 전력에서 빠지지 않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6번 타자로 나서면서 4번 최형우와 5번 박석민의 뒤를 받쳤다. 이승엽은 "6번 자리가 마음에 든다. 하지만 팀에 중심 타자가 없다면 당연히 중심 타선에 서야 하고, 6번으로 가라고 하면 6번으로 서야 한다. 이제는 타순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어느 타순, 포지션에 가더라도 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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