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젠 국회가 행동해야”
鄭의장 찾아가 쟁점법안 처리 촉구
더민주 “안보 이슈로 선거 운동”
국민의당ㆍ정의당과 함께 날 선 비판
박근혜 대통령의 16일 국회 연설을 바라 본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여당은 대통령 연설을 정부의 결연한 북핵 대응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추어올리며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압박 수단으로도 활용한 반면, 야권은 공격적인 단어로 대통령의 대북 인식과 대국회 메시지를 비판하며 대여 투쟁 의지를 다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구절절 너무나 옳고, 우리가 하고 싶은 말씀을 다 해주셨다”고 공감을 표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대통령 연설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신뢰의 메시지’이자 북한에게 알리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만큼 대통령의 메시지는 무척이나 무거웠고 간절했으며, 단호했다”며 “이제 국회가 행동과 약속 실행으로 강력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국민들께 보낼 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김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마자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가 박 대통령이 언급한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경제활성화와 민생법안, 노동개혁 4법의 처리를 재차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의 대북 인식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수준의 논평으로 대응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박 대통령 연설 직후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보다 솔직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휘하는 노동당 지도부에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만 밝힌 것은 대통령 스스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어서 국제적 논란이 불가피하다”며 자금 파악 경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거듭 요구했다.
특히 더민주는 박 대통령 연설이 사실상 여권에 유리한 안보 이슈를 강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최초 대통령의 연설 요청이 왔을 때부터 당내에선 ‘사실상 대통령의 선거 운동과 다름 없을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며 “연설로 야권의 위기감이 커져 이후 더 강력한 대여 투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더민주보다 더 날 선 단어로 박 대통령 연설을 비판했다. 김희경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의 연설은 의혹만 가중시키고 국민을 설득시키지 못했다”고 평가 절하한 뒤, “대통령이 한반도 위기 앞에서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생각으로 논란이 있는 입법을 들고 나온 것이야말로 정쟁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역대 정부가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은 그들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며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대통령의 말은 남북관계에 대한 치명적인 무지를 고백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