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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싸고 합종연횡… 미니 세계대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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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싸고 합종연횡… 미니 세계대전 가능성도

입력
2016.02.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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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시리아 알레포의 정부군 공습으로 부서진 건물에서 찾은 아기의 시신을 찾은 부모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알레포=로이터 연합뉴스
14일 시리아 알레포의 정부군 공습으로 부서진 건물에서 찾은 아기의 시신을 찾은 부모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알레포=로이터 연합뉴스

터키,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 손 잡아

우크라이나와도 對러시아 공조 합의

러시아, 알 아사드 정권 계속 지지

이란도 사우디 개입하면 참전 방침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주 아자즈 한 마을에 15일(현지시간) 미사일과 포탄들이 떨어졌다. 공격 대상이 된 건물은 아이들이 모인 학교와 병원들. 이날 터키 관영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어린이 등 민간인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가장 먼저 이번 공격의 배후를 러시아로 지목하고 비난에 나선 것은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 다부토울루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 카스피해 함대가 탄도미사일로 아자즈를 공격해 여성과 어린이들이 숨졌다”라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공격에 사용된 포탄이 러시아제 집속탄이라는 게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한 이유라고 터키 측은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해 터키가 이처럼 앞장서 비난을 하는 모습은 최근 들어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터키와 러시아의 관계가 ‘천적’을 넘어설 정도로 악화한 상황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외신들은 시리아 폭격 뉴스를 전하면서 지난해 11월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터키 공군에 의해 격추된 후 악화일로를 치닫는 양국 관계가 최근 평화회담 시작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한 시리아 내전 상황에 기름을 붇고 있다고 일제히 분석했다.

해묵은 터키 러시아 갈등 격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계자의 말을 인용, “터키에 격분해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초강경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와 러시아는 수백년간 발칸 반도를 장악하기 위해 전쟁을 벌여온 앙숙이지만, 구소련 해방 후 에너지 협력 등을 강화하며 해빙 무드를 이어 왔다. 하지만 시리아 사태를 계기로 갈등이 재점화 됐다. 러시아는 뱌사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지만,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후원했기 때문이다. 특히 터키가 지난해 11월 터키-시리아 접경지역을 비행하던 러시아 소속 수호이(SU)-24를 격추시키며 양국의 대립이 첨예해졌다.

러시아는 터키에 대한 보복으로 인민수비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터키가 후원하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지역에 대한 공습도 계속했다. 터키는 인민수비대가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내전 중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터키는 인민수비대가 터키 접경 지역 시리아 북부 도시 아자즈를 향해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에 대한 포격을 지속하고 있다.

터키-러시아 갈등, 미니 세계대전 가능성도

시리아 내전이 러시아와 터키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동시에 이해관계가 얽힌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참전 의지를 불태우면서 ‘미니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외신들은 양국의 갈등 악화로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G)이 지난 12일 독일 뮌헨 회담에서 밝힌 ‘1주일 내 휴전 추진 합의안’은 조만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다부오토울루 터키 총리는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와 회담한 후 대 러시아 공조에 합의했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도 시아파 정부 알아사드 정권 퇴진을 위해 터키와 손을 잡았다. 사우디는 지난 13일 터키 남부 공군기지에도 전투기 편대 배치를 완료한 상태다.

러시아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시아파의 좌장 이란은 사우디가 개입할 시 즉각 병력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더구나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사우디 등 외국 지상군이 시리아 내전에 투입되면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14일 아사드 정권의 안정적인 지위가 보장될 때까지 공습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외신들은 알아사드 정권을 방치하면 시리아 반군이 IS에 합류하고, 난민 숫자가 폭증해 유럽연합(EU)까지 위태해 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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